27명 무더기 검거...34만명 투여분 43억원어치 밀수
클럽마약 케타민 술·음료에 타 일명 ‘물뽕’으로 악용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태국에서 43억원 상당의 마약을 밀반입해 서울 강남에 소재한 클럽을 중심으로 국내에 유통한 20~30대 일당 27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인천공항본부세관과 인천지방검찰청은 30일 이른바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을 2년 넘게 밀수하고, 서울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유통한 마약조직원 27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인천지검은 이 중 25명을  구속기소 했으며,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인천공항본부세관과 인천지방검찰청은 30일 이른바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을 2년 넘게 밀수하고, 서울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유통한 마약조직원 27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 관세청)
인천공항본부세관과 인천지방검찰청은 30일 이른바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을 2년 넘게 밀수하고, 서울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유통한 마약조직원 27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 관세청)

케타민은 의료용·동물용 마취제 일종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클럽마약으로 오남용되는 대표적인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이다. 과다 투약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필로폰·코카인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고, 주로 술·음료 등에 타서 마시는 방법으로 복용할 수 있다. 따라서 타인 음료에 몰래 타서 복용케 하는 속칭 '물뽕' 피해 발생의 우려가 높은 마약이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케타민을 17.2kg 밀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1회 투약분 0.05g 기준 34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소매가 기준 약 43억원 상당이다.

피고인들은 자금책・모집책・운반책 역할을 분담하고, 속칭 ‘지게꾼’이 태국・한국을 오가며 의복・소지품 등에 마약을 숨겨 운반하는 ‘바디패커’ 수법으로 마약을 밀수했다.

대부분 20~30대로 서울 강남 소재 클럽에서 근무하거나 유흥을 즐기며 알게 된 사이로 알려졌다. 공범이 구속되면 다른 공범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또한 새 조직을 구성해 단기간에 클럽 마약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이익분배 후 흩어지는 산발・단기형 밀수・유통조직으로 활동했다.

강남 클럽 등에 유통하려고 밀수한 마약 케타민을 옷 속에 숨겨 운반하는 모습.(사진제공 관세청)
강남 클럽 등에 유통하려고 밀수한 마약 케타민을 옷 속에 숨겨 운반하는 모습.(사진제공 관세청)

운반책 3명 검거로 수사 확대...여동생·여친 끌어들여

범행에 가담한 30대 남성은 마약판매상이 텔레그램으로 “100g당 100만원을 주겠다”며 지게꾼 역할을 제안하자,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자신의 여동생과 여자친구까지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들이 밀반입한 케타민은 100g 단위(1500만원 상당)로 클럽에 유통됐다. 클럽에서는 이를 다시 소분해 손님들에게 팔았다.

조사 결과 마약을 들여올 때마다 운반책은 700만~1000만원, 모집책은 1000만원, 자금책은 1억원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공항세관과 인천지검은 출입국자들의 유형을 분석 마약밀수 의심자 명단을 추출하고, 합동수사팀을 가동했다. 그 결과 올해 3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운반책 3명 검거를 시작으로 관련 공범에 대한 수사 확대했다.

이후 약 4개월 만에 케타민 밀수조직 4개의 조직원 27명을 적발했다. 이는 엑스레이(X-ray) 등 현장 단속이나 제보가 아닌 순수 정보분석으로 마약밀수를 사전에 적발한 최초 사례다.

강남 클럽 등에 유통하려고 밀수한 마약 케타민.(사진제공 관세청)
강남 클럽 등에 유통하려고 밀수한 마약 케타민.(사진제공 관세청)

합동수사팀은 수사상황을 실시간 공유하며 마약을 소지한 채 귀국하던 운반책을 입국장에서 체포했다. 이후 공범들을 순차 검거했다. 진행 중인 밀수 범행까지 포착해 마약의 국내유입을 원천 차단했다.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인천지역 수사실무협의체(검찰‧경찰‧세관‧해경‧국정원)는 “앞으로도 마약밀수 정보와 수사기법을 상호 공유하며 마약류 국내 반입을 차단하고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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