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정책위원장 조현근

올해 1945년 8.15 광복절을 맞이하는 이른바 국내 78세 광복둥이는 약 30만5000여명이다. 이중 인천엔 1만4000여명이 계신다.

조현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정책위원장
조현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정책위원장

이분들의 아날로그 시대에서 유년기를 시작하고 보냈고, 노년기엔 스마트폰과 키오스, AI(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한민국의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의 역사를 모두 함께했다.

해방 세대들의 DNA는 그들이 1970년대에 낳은 X세대로 이어졌고, 이어 2000년대 Z세대 손자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인천시 내 1940년대생은 약 15만3000명이고, 1970년대생은 약 49만명이며, 2000년대생은 약 28만7000이다.

정치적으로 1945년생의 첫 투표는 1967년 대통령 선거였다. 당선자는 박정희였다. 1975년생의 첫 대선(1997년) 투표 당선자는 김대중이었다. 2005년생은 내년 4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생애 처음 하는 투표다.

표. 인천시 연령구간 별 인구 현황(2023년 7월 주민등록인구 통계기준)
표. 인천시 연령구간 별 인구 현황(2023년 7월 주민등록인구 통계기준)

해방 세대는 국가 집단의 독립과 경제 발전을 위해 청춘을 보냈다. 특히, 아버지 세대는 국가의 존립과 안정을 위해서 충(忠)이 중요한 의제였다. 애국심과 가장의 책임이 깊고 무거웠던 시절이었다.

신인류로 불리던 X세대는 해방 세대가 이룬 경제적 토대 위에 개인과 개성의 사회적 자유를 외쳤다. 아버지의 아날로그 사고와 자녀의 디지털 사고를 모두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진 정치세력의 주류로 나선 적이 별로 없다.

이 두 세대의 청춘은 당시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데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리버럴(Liberal)’한 자세를 추구했던 공통점이 있다. 아버지가 외친 ‘국가 존재의 자유’와 아들이 외친 ‘개인 존재의 자유’ 모두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다.

2000년 밀레니엄 시대 도래 이후 3G 이동통신 010의 등장과 확산, 유튜브와 트위터, 아이폰 출시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디지털 기기 보급 가속화는 새로운 Z세대를 등장시켰다. 해방 세대의 손자로 현재 중·고등생과 대학생인 이들은 경험과 개성을 중시한 두 세대의 특징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정치권과 정치인이 이념과 지역갈등을 부추기며 분열을 조장하더니, 이제는 부모와 자식과 손자 간의 세대 갈등을 일으키는 것 같다. 늙음과 젊음을 꼰대와 싹수로 갈라치기 해서 떠들어대고 있다.

해방 세대와 XY 세대 누구나 20살이 처음인 것처럼, 그 시대가 요구하는 첫 젊음을 살았을 뿐이다.

우리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잘해서 얻은 상도 아니고 잘못해서 받은 벌도 아니다. 대한민국과 그 구성원이 도약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그 시대에 젊음이라는 밑거름이 있었다. 앞으로도 다가올 누군가의 청춘이 있을 뿐이다.

해방 세대의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는 여전히 “우리도 계속 잘 살아보세”로 이어져야 할 가치다. 흔히 ‘잘 산다’는 말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사회적으로, 환경적으로도 만족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다.

우리 모두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전통을 익혀 새것을 창출하는 법고창신과 인공지능 시대에 적응할 혁신이 모두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세대 간의 존중과 조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그래서 분열이 아니라 구동존이의 정치제도와 화이부동의 정치인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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