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학부 교수 12일 새얼아침대화 강연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기후위기 대응에 블루카본이 중요하다. 기후 위기를 넘어 갯벌을 바탕으로 한 생물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김종성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2일 오전 새얼문화재단이 인천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진행한 제433회 새얼아침대화에서 ‘기후위기 대응 전략, 블루카본’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해양생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같은 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해양연구소 독도·울릉도 해역 연구센터장, 국가지원연구센터 블루카본 사업단장을 역임했다.

김종성 서울대 자연환경과학부 교수.(사진제공 새얼문화재단)

“기후 위기 가속도 더 심해져... 기온 3도 상승하면 인천 절반 침수”

김 교수는 “지구 기후가 100년 전 대비 엄청나게 달라졌다”며 “2021년 IPCC(기후 위기 정부간 협의체)는 6차 보고서를 내고 2040년까지 지구 기온이 1.5도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후위기 가속도가 더 심해졌다. 특히 한국은 기후위기에 취약하다”며“한국 바다의 수온은 이미 세계 평균보다 2배 가량 올랐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노력이 없다면 2100년엔 지구 기온이 지금보다 3도 더 상승할 것”이라며 “3도 이상 상승하면 인천은 절반 이상 침수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데 블루카본(갯벌, 잘피, 염생식물 등 탄소를 흡수하는 연안 서식 식물과 자원)이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며 “갯벌, 염생식물 등 연안 식물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서울대 자연환경과학부 교수.(사진제공 새얼문화재단)

“한국, 해양생물 다양해 세계 최고 수준”

김 교수는 한국의 해양생물다양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형태가 한국의 해양생물을 다양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서로 다른 특성이 있는 서해와 동해, 남해가 다양한 생물종이 살 수 있는 최적 환경을 만들었다”며 “한국 갯벌은 단위 면적당 생물 수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어 “서해 갯벌은 해양생물다양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또한 서해 갯벌은 1차 생산력 역시 따져봤을 때 세계 최고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갯벌이 발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차(밀물과 썰물 때의 수위의 차)인데 한국에서 가장 조차가 큰 곳은 인천”이라며 “그래서 인천에 광할한 갯벌이 발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동해는 작은 조차와 단조로운 해안선 등 특징이 있어 부착생물이 많다”며 “남해는 섬이 많고 서해와 동해의 중간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해와 동해, 남해의 각각 다른 특성으로 한국 해양 생물이 다양해졌다”며 “해양 생물의 다양성을 인정받아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 갯벌이 등록됐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서울대 자연환경과학부 교수.(사진제공 새얼문화재단)

“갯벌, 경제적 가치 18조...이산화탄소 연간 26만톤 흡수해”

김 교수는 한국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따지면 18조원으로 추산된다며, 갯벌이 이산화탄소를 연간 26만톤을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네이처지가 바다의 가치를 농경지의 100배, 산림의 10배 정도 수준으로 평가해 발표했다”며 “2021년 12월 한국 갯벌의 가치는 연간 18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중 오염정화 기능은 14조원, 재해저감 비용은 2조원, 탄소흡수로 인한 비용은 120억원으로 계산된다”며 "그만큼 갯벌은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한국 갯벌은 연간 이산화탄소 26만톤을 흡수한다”며 “이는 연간 자동차 11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서울대 자연환경과학부 교수.(사진제공 새얼문화재단)

“블루카본, 탄소중립을 위한 마지막 기회될 수 있어”

김 교수는 블루카본이 그린카본(육상의 숲이 흡수하는 탄소)보다 효율성과 경제성이 매우 크다며 이를 확대하는 것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린카본 면적은 전 국토 면적의 60%를 차지하고 블루카본 면적은 국토 면적의 0.1%를 차지한다”며 “그런데 그린카본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104억톤, 블루카본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103억톤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계산해보면, 블루카본 이산화탄소를 흡수 효율은 그린카본보다 약 600배 많은 셈이다.   

김 교수는 “블루카본이 그린카본보다 효율성과 경제성이 매우 우수한 것”이라며 “탄소흡수 속도 역시 블루카본이 그린카본보다 50배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블루카본 중 비식생 갯벌은 IPCC 탄소감축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한국 갯벌 면적 2450㎢가 탄소감축원으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늦기 전에 한국의 갯벌을 IPCC 탄소감축원으로 인정받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한국이 탄소중립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기후위기 문제를 넘어 생물다양성 붕괴 문제도 있어”

김 교수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 이후 기후위기 문제가 잇따르고 기후위기 문제를 넘어 생물다양성이 붕괴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IPCC 5차 보고서 대비 6차 보고서에서 기후위기 속도가 10년 더 빨라졌다”며 “경기침체 뒤 기후위기, 기후위기 뒤 생물다양성 붕괴 문제가 나타나는 등 지구촌이 끝없는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생동물 개체군이 1970년 대비 2022년 70%가 감소했다"며 "기후위기가 생물다양성을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SG(친환경 지속가능 경영) 대상을 기후위기만이 아니라 생물다양성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기업도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추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도 기후 위기만이 아니라 생물다양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