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상상 준비위원 신봉훈

인천투데이ㅣ“지지율이 10%까지 떨어지더라도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윤석열 대통령, 일본 언론 보도) “집권 2년차에는 표 잃는 한이 있어도 어려운 과제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여론조사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했는데 후보지지율이 아닌 직무수행 평가(국정지지율) 앞에서도 그런 듯하다. 국민 여론 눈치 안보고 일한 덕인지 매우 낮다. 아래 표를 보면 1년 차에 해외파병이나 광우병 소고기수입 파동 등으로 고전했던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만큼이나 안 좋다.

역대 대통령 집권1년차 4분기 직무수행 '긍정 : 부정' 평가

노태우(41:27) 김영삼(59:18) 김대중(63:14) 노무현(22:62) 이명박(32:55) 박근혜(54:33) 문재인(68:23) 윤석열(34:57)

선거 여론조사 유감

연구모임 오늘의상상 신봉훈 준비위원장
연구모임 오늘의상상 신봉훈 준비위원장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선거여론조사기관으로 등록된 곳은 현재 89개로 늘었다. 통신사의 가상번호 제공으로 지역별 표본추출이 용이해졌고 경선, 당원조사 등 여론조사 활용이 급증하면서 조사 횟수와 기관이 급증했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던 작년 2022년 선거여론조사심위에 등록한 여론조사는 무려 2423건에 이른다. 이 숫자는 공표용 조사고 선거여론조사심위에 등록하지 않는 비공표용 조사까지 더한다면 적어도 3000건을 상회할 것이다.

이렇게 조사가 많아지니 응답률이 저하되고, 부족한 응답표본 가중값을 맞추려다 조사품질에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응답률이 10% 미만인 조사가 2017년 대선에선 전체의 48.8%였는데 작년 대선에선 60%로 증가했다. 응답률이 5%에도 못 미치는 조사는 2017년 대선에선 18.8%였고 2022년 대선 때 26.7%로 늘었다.

그래서일까 요즘 여론조사를 보면서 ‘여론조사기관마다 정당지지율이 다른 이유는?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왜 안 오르는 것일까? 민주당이 온갖 악재에도 지지율을 유지하는 이유는?’ 의문을 갖는 분들이 늘었다. 최근 여론조사 몇 개를 비교해 본다.

조사기관

조사기간

표본.조사방법

응답율

조사결과(%)

응답자 정치성향 답변(%)

(1)

한길리서치

(쿠키뉴스)

6.10-6.12

1007.

무선RDD89.7%+유선RDD11.8% ARS

2%

[국정수행] 잘한다37.9 못한다 58.5 [정당지지율] 민주당31.7 국민의힘32.2 정의당3.9 무당층 26.5

보수32.6 중도35.7 진보23.7

(2)

여론조사 꽃

(자체조사)

6.9-6.10

1016.

무선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

15.9%

[국정수행] 잘한다35.4 못한다60.8 [정당지지율] 민주당41.5 국민의힘29.4 정의당3.5 무당층23.7

보수28.0 중도33.5 진보25.3

(3)

갤럽

(자체조사)

6.13-15

1000

무선RDD95%+유선RDD5%. 전화면접

9.2%

[국정수행] 잘한다35 못한다57 [정당지지율] 민주당34 국민의힘34 정의당4 무당층27

보수28.3 중도34.4 진보27.6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다른 이유

선거여론조사는 유무선 비율, 가상번호나 무작위전화걸기(RDD)인지, 기계음 ARS인지 또는 조사원 직접전화면접(CATI)인지, 응답률이나 가중값은 적정한지, 질문 문항의 객관성과 예를 들어 정치성향을 먼저 묻고 정당지지율을 묻는지 그 반대 질문순서 인지 등이 답변에 영향을 준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구조적으로 정체국면이다. '매우 잘 못한다'는 응답이 높고 장기화되고 있어 웬만한 변화가 아니면 긍정으로 돌아서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수층 지지기반 취약과 국정과제 실종, 사정정국 등 편향된 국정운영이 주된 원인이라 결국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지금의 지지율에 갇힐 것이다.

윤대통령이 여론조사 기관을 신뢰하지 않는 건 자유지만, 국민 여론을 듣고 국정운영에 반영해야 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책무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다음은 조사기관마다 정당지지율에 차이가 나는데 이는 위에 열거한 기본적 이유들 그러니까 ARS조사와 전화면접의 차이, 응답률의 현격한 차이 등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또 하나 응답자가 선호하거나 신뢰하는 조사기관이 다르다는 것에도 기인한다. 위 표를 보면 정치성향을 묻는 답변에 스스로를 보수, 중도, 진보라고 답한 비율이 조금씩 다르다.

지금은 보수라 답한 응답자에선 여당 지지율이 높고 진보라 답한 응답자에선 야당 지지율이 높다. 표본 속에 어느 쪽 지지층이 설문에 더 참여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위의 표 (3)번 갤럽 조사에 ‘당대표 역할수행’ 질문이 있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긍정 : 부정은 전체에서 29% : 57%였는데,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선 긍정이 53%, 무당층에선 부정이 49%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긍정 : 부정은 전체 32% : 60%였고, 민주당 지지자에선 긍정이 61%, 무당층에서 부정이 56%였다.

결국 양당 대표의 리더십을 국민들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각당 지지자 중 긍정비율은 이재명 대표가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여러 당내 일로 비판받으면서도 당대표직을 수행하는 근거이기도 하고 반대로 민주당이 전체 국민한텐 지지를 넓히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내년 총선까지 300일... 국민 지지를 받을 혁신은 어느 당일까 

내년 22대 총선까지 여론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총선을 가르는 가장 큰 프레임(구도)인 여권안정론 : 야권견제론의 변화도 관건이고, 국민의힘이 하반기 국정기조 변화로 지난 대선처럼 변화하는 정당 이미지를 구축할지도 관건이다.

민주당은 많은 리스크와 방탄 국회, 위선자 프레임 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정의당 등 진보정당의 빅텐트 등의 전략도 눈여겨봐야 한다. 크게는 여전히 권역별 비례제 등 선거법 개정도 남아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의 응답률은 예전(4년 전)과 비교하면 급락했다. 이는 소극적 지지층과 무당층의 투표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지방선거 투표율이 사전투표 도입 이후 가장 낮은 48.9%(인천 기준)였는데 소극적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불참에 따른 것이었다.

또한 지난 2012년 3월 이명박 대통령 국정지지 부정 비율은 58%였지만 같은 해 4월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52석을 얻었다. 새누리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적대시했던 박근혜 비대위가 출범해 총선을 이끌었고 민주통합당은 후보 사퇴, 막말파동 등 적극 지지층만 바라보는 선거운동을 한 게 원인이었다.

이제 2024년 총선이 300일도 안 남았다.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혁신은 어느 당이 먼저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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