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목표로 추진... 설문조사·토론회 등 의견 수렴
원거리 통학과 시교육청 학교신설 부담 해소 기대
산곡중, 산곡·청천 일대 여자중학생 정원 충족 가능
부일여중, ‘여중’ 명칭 변경 시교육청 조례 개정해야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해마다 학생 수가 줄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인천 부평구 소재 산곡중학교와 부일여자중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8일 인천시교육청 북부교육지원청 취재를 종합하면, 산곡중과 부일여중은 2023학년도 새학기부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교실 모습.(인천투데이 자료사진)
교실 모습.(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이를 위해 두 학교는 모두 지난 5월 말 중학교 입학을 앞둔 주변 초등학교 11개 4~6학년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두 조사 모두 남녀공학으로 전환해도 진학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이 과반으로 많았다.

조사 결과, 산곡중이 남녀공학으로 전환 시 지원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60.3%(693명)가 ‘그렇다’, 39.7%(456명)이 ‘없다’고 답했다. 부일여중이 남녀공학으로 전환 시 지원할 의사가 있냐는 물음에는 76.7%(501명)가 ‘그렇다’, 23.3%(152명)이 ‘없다’고 답했다.

두 학교가 남녀공학을 추진하는 이유는 해마다 학생 수 감소폭이 커져 학교 유지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아무리 학생 유치를 위해 홍보를 해도 학령인구가 자연감소까지 더해져 단성학교로는 신입생 감소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984년 개교 당시 594명이 입학했던 산곡중은 올해 90명이 입학하며 처음으로 100명대가 무너졌다. 부일여중은 지난 2020년 99명, 2021년 80명, 2022년 57명, 올해 58명 입학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산곡중은 이달 중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일여중은 소속 교직원과 동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진행 중이다.

부일여중, 부개·일신동 중학교 신설 효과...명칭 변경 필요

부일여중이 남녀공학이 되면 부평역 남부 일대 부개·일신동 남자중학교가 없어 남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했던 어려움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일대 주민은  지속해서 중학교 신설을 요구했다. 시교육청의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이를 위해 부일여중은 ‘여자중학교’ 명칭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인천 관내 공립학교들의 명칭을 규정한 ‘인천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부일여중 관계자는 “설문 내용을 토대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 인천시교육청에 남녀공학 전환을 요청할 것”이라며 “전환이 된다면 내년 신입생부터 1학급은 더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향후 주변 부평2구역과 4구역 재개발지구에 입주가 시작되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곡중 인근 초등학교 여학생 수 증가세 수요 충족

산곡중이 남녀공학으로 바뀌면 산곡·청천동 일대 중학교 4개의 남중·여중 비율이 같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현재는 산곡중(남중)·청천중(공학)·산곡남중(남중)·산곡여중 등으로 남학생 정원이 더 많다.

산곡중 관계자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 수를 분석해 보면, 여학생보다 남학생 학령인구 감소가 더 가파르게 나타난다. 여학생 입학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 “인근 도시개발 완료 후 입주를 시작하면 학생들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학교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에서 남녀공학 전환 안건을 확정하면, 시교육청 학교설립과로 전환 요청 공문을 발송하게 된다. 학교설립과가 승인하면, 다음해부터 공학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한편, 인천에선 동암중학교가 지난해부터 기존 남성 중학교에서 공학으로 전환된 바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