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지연된 재개발... 문화재 심의 통과
근대건축물 6동·이축복원 4동 입면재현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시가 중구 경동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 위치한 카페 싸리재 등 오래된 근대건축물 10동을 보존키로 했다. 시는 6동을 그대로 이축해 복원하고, 나머지 4동의 경우 옮기되 외관만 재현키로 했다.

이축 복원이란 기존 가옥을 그 형태 그대로 다른 곳으로 옮겨 복원하는 방법이다. 재현은 다른 데로 옮겨 짓되 내부까지 그대로 복원하는 게 아니라 건축물 외관의 전체적 형태나 마감재 등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8일 인천시 중구 도시항만개발과 관계자는 "지난 2월 17일 열린 ‘용동 큰우물 주변 경동 재개발정비구역 신축공사’에 대한 인천시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이같은 결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인천 중구 경동 싸리재 거리의 모습.(사진제공 인천 중구)
인천 중구 경동 싸리재 거리의 모습.(사진제공 인천 중구)

인천시는 민속문화재 제2호인 용동큰우물로부터 200m 거리에 ‘경동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정비사업구역 내 문화재 현상변경을 위해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심의를 진행했다.

특히, 경동재개발구역 내 싸리재 거리가 있어 오래된 건물이 많은 만큼, 시 문화재위원회는 근대건축물 복원에 관한 논의도 함께 진행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을 보면 광역시·도지사는 지정문화재 외곽 경계로부터 500m 반경을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하고, 반경 내 시행되는 건설공사가 문화재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

시는 보존가치나 건물 양식 등을 고려해 근대건축물 10동을 선정해 6동을 그대로 옮겨 복원하고, 나머지 4동의 경우 옮기되 외관만 재현해 복원키로 했다. 아울러 건물 이축 복원 불가할 경우, 대안을 제시할 것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현재 동구 배다리마을에서 중구 신포시장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싸리재 거리를 사이에 두고 경동재개발정비사업과 경동율목재개발정비사업 2개가 걸쳐있다.

경동재개발사업의 경우 4만1970㎡에  35층 규모의 주거시설 건물 6동(총 810세대)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동율목재개발사업의 경우 3만4218㎡에 29층 규모의 주거시설 5동(총 588세대)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06년 시는 인천 중구 경동 96-1번지(경동재개발), 경동 40번지·율목동 10번지(경동율목재개발) 일대에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2009년에 경동재개발구역 약4만1000㎡와 경동율목재개발구역 약3만4000㎡를 재개발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2009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 시작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사업성 저조 등을 이유로 사업이 10년 넘게 지연됐다. 게다가 2018년엔 경동재개발조합이 사업계획을 새롭게 구성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인천 개항의 역사가 담긴 싸리재 거리의 많은 건물들이 철거되는 것이라 문화재심의원회의 심의가 길어졌으나, 결국 지난 2월 시가 해당 안건을 조건부로 가결하면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경동재개발사업조합 관계자는 “올해 7월 도시경관심의위원회 심의와 10월 교통영향평가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건축심의를 거쳐 하반기에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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