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약 60억에서 2023년 29억으로 축소
연수구, “구로 이관한 사업 예산이 축소된 것”
김국환 의원, “구가 예산 줄여 구의회 회부”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천 연수구(이재호 구청장)가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직영화한 데 이어 연수문화재단 2023년도 예산까지 반토막 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정리하면, 연수구는 지난해 59억5000만원(2022년 본예산 기준)이던 연수문화재단 예산을 올해 29억원(2023년 본예산 기준)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연수문화재단 로고.
연수문화재단 로고.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법정문화도시 지정 예산 약 7억4000만원 삭감, 생활문화시설 운영, 문화공간 활성화 등 시민문화팀 예산 약 5억원 삭감, 예술인 문화지원 예술진흥팀 예산 약 10억원 삭감, 인건비 등 기획경영팀 예산 약 6억원 삭감 등 네 항목에서만 총 28억4000만원을 삭감했다.

연수문화재단은 연수구 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고, 연수구민이 문화를 쉽게 향휴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2019년 설립한 지역 문화재단이다. '언제나 문화, 가까운 예술로, 연수구민 문화적 삶 동행'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연수문화재단 사업은 시민 참여예산제, 문화도시 시민협의체 등 시민 직접 참여 사업과 연관이 깊다. 하지만 연수구가 이같이 연수문화재단 예산을 삭감하면서 시민 직접 참여 사업이 대폭 축소됐다.

  2023년 본예산 2022년 본예산 증감
전체예산 29억7000만원 59억5600만원 -29억8000만원
문화도시팀 - 7억4000만원 -7억4000만원
시민문화팀 1억4000만원 6억7600만원 -5억3500만원
예술진흥팀 5억8700만원 16억4900만원 -10억6100만원
기획경영팀 22억4100만원 28억8300만원 -6억4100만원

 

연수구, "일부 사업 구로 이관...문화도시 지정 탈락이 이유"

이에 대해 연수구는 연수문화재단 일부 사업을 구로 이관했고, 지난해 문화도시 지정에 탈락해서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수구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2일 <인천투데이>와 통화에서 "문화도시 사업 선정이 되지 않았고, 능허대 축제 등 사업을 일부를 연수구의 직접 사업으로 이관했다”며 “이관 사업 예산이 축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수문화재단의 사업이 생활문화, 구민밀착형보다 전문예술인 지원에 초점이 있기에 구가 재단과 협력해 구민에게 밀착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화도시 사업 탈락을 감안하더라도 연수문화재단 예산을 반토막 낸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연수구는 문화공간 운영 사업비 2억4000만원, 생활문화활동지원 사업비 약 5600만원, 생활문화페스티벌 운영 5100만원, 생활문화특화 3700만원을 줄였다.

이어 문화예술지원금과, 예술창작공연 운영 사업비와 문화예술 교육 활성화 등 사업비 역시 10억원 정도 줄였다. 연수문화재단의 거의 모든 사업비를 삭감해 놓고 예산삭감의 이유를 '문화도시 사업 탈락'이라고 해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연수문화재단이 전문예술인 지원에 초점이 있다는 해명도 문제다. 연수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창작 구민 참여 활성화 ▲지역 자원 연계 문화다양성 사업 추진 ▲40만 구민 문화활동 기반 조성 등을 전략 방향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연수문화재단 사업이 전문예술인 지원에 초점이 있어 구가 직접 구민 밀착된 사업 진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관했다는 구의 해명은 맞지 않는 셈이다.

문화도시 사업 시민 직접 참여 많아..."시민 직접 참여 지우기"

게다가 문화도시 사업 예산은 법정 문화도시 지정 사업 외에도 문화도시 시민협의체, 연수문화발굴단, 동행문화프로젝트 등 시민 직접 참여 활동이 활발한 사업이 많다.

연수구는 구민 직접 참여가 활발한 사업 예산을 '문화도시 사업'이 탈락했다는 이유로 줄이면서 시민 직접 참여 활동까지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수구는 지난 3월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서 신청자를 모두 미선정한 데 이어 그동안 구가 공모로 지원했던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직영화하겠다고 선포해 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진 바 있다.

연수구가 마을 공동체사업 직영화에 이어 전체적인 문화재단 사업 예산 등을 축소하면서 또 시민 참여 활동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국환(민주, 연수 가) 연수구의원은 “지난해 12월 본예산 편성에서 집행부가 연수문화재단 예산을 삭감해 구의회에 회부했다”며 “마을 공동체 사업에 이어 시민이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업 예산 등을 삭감하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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