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 지난 1일 전 직원 대상 체육대회
공문에 참석대상 '전 직원' 명시 강제성 다분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천 계양구가 지난 주말에 말로만 자율적인 공무원 체육대회를 열어 빈축을 샀다.

4일 <인천투데이> 취재 결과, 계양구는 지난 1일 계양구유소년축구장에서 전 직원 대상 직원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계양구청 전경.(사진제공 계양구)
계양구청 전경.(사진제공 계양구)

이날 체육대회에 ▲이재명(인천 계양을) 민주당 당대표 ▲유동수(인천 계양갑) 국회의원 ▲ 김종득(민주, 계양2) 인천시의원 ▲조성환(민주 계양1) 인천시의원이 참가했다.

하지만 주말에 직원에게 업무가 아닌 체육대회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공직사회 안팎에서 확산됐다.

비판이 쏟아지자 계양구는 직원 자율 행사 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계양구 자치행정과가 구 각 부서에게 보낸 ‘2023년 한마음 체육대회 실시계획 알림’ 공문을 보면, 계양구는 참석 대상을 구 산하 전직원(보건소, 동행정복지센터)으로 명시했다.

또한 각 부서가 선수단 명단을 제출하고 체육행사 계획까지 제출하게 했다.

참석 대상이 구 산하 전 직원이라고 명시해 참석을 강요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아울러 부서별로 선수 명단을 제출 하라고 참석 경쟁을 부추겨 직원 입장에선 주말에 참여하고 싶지 않아도 상급자 눈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체육대회에 참가하게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계양구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평일 경기를 할 수 없어 업무시간 외 체육대회를 진행하려다보니 주말에 진행하게 됐다”며 “시간이 가능한 직원만 자율적으로 참여하게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국공무원노조 계양구지부는 당초 실시계획 알림에 자율적 참여를 명시할 것을 구 자치행정과에 요구했으나 구는 ‘어렵다’고 답한 것이 드러나면서 ‘자율 없는 자율’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박찬미 전국공무원노조 계양구지부장은 “자율 참여를 공문에 명시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며 “자율참여라고 썼어도 과별 경쟁으로 직원을 동원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가 불참으로 인해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참여인원을 두고 과끼리 경쟁했다면 직원이 참여하기 싫어도 분위기 상 참여하지 않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구 집행부에 이번 사업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를 제안했다”며 “구가 직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평가가 좋지 않으면 내년부터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계양구 한마음 직원 체육대회에 계양구 직원 1000명 중 800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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