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인천교통공사 직원들이 화재가 발생한 차량에서 40대 운전자 A씨의 생명을 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귀감을 사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오후 11시 45분경 서구 청라동 소재 버스 차고지 인근 중앙화단을 차량이 들이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버스 운행 종료 후 차고지로 이동 중이던 인천교통공사 소속 이태석 운전기사(61세)는 도로 중앙화단에 기울어진 채 정차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하자마자 112와 119에 신고한 뒤, 구출작업을 시작했다.

이태석 씨의 뒤를 이어 사고현장에 도착한 공사 황인모 기사(47세)와 박승일 기사(42세)는 차량 폭발이 우려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사고차량의 에어백에 걸려 차량 내 갇힌 운전자 A씨를 신속하게 구출했다.

인천교통공사 운행하는 버스 내 CCTV에 촬영된 구출당시 모습.
인천교통공사 운행하는 버스 내 CCTV에 촬영된 구출당시 모습.

공사 직원들은 운전자 A씨를 우선 안전한 길가 쪽으로 이동시켰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은 폭발한 뒤 전소됐다. 이후 출동한 119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버스 기사 세 명의 도움 덕분에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8% 이상이었다고 한다.

구출에 앞장선 황인모 기사는 “사고 당시 차량이 기울어져 있는 상태라 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고, 차 안은 유독가스로 가득했다”며 “운전자가 찌그러진 차체와 터진 에어백에 걸려 구출이 쉽지 않았다”고 당시 위급한 상황을 전했다.

또한 “차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처음 떠오른 건 가족들 얼굴이었다. 하지만 당장 구하지 않으면 차가 폭발해 운전자가 생명을 잃을 것 같았다”며 “운전자가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인천교통공사는 화재 차량 운전자의 생명을 구한 이태석, 황인모, 박승일 기사의 공로를 인정하고 귀감이 되는 직원으로서 널리 알리고자 포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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