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전범기업의 강제 동원 흔적 보존·활용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인천 부평구(구청장 차준택)가 일제강점기 전범기업 미쓰비시제강의 강제동원 흔적이 남은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등록문화재 신청을 오는 5월께 진행한다.

구는 지난 16일 부평2동에 소재한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등록문화재 신청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천 부평구 부평2동 소재 미쓰비시 줄사택.(사진제공 부평구)
인천 부평구 부평2동 소재 미쓰비시 줄사택.(사진제공 부평구)

이번 회의는 등록문화재 신청에 앞서 전문가와 역사 문헌자료 등 제반 서류를 검토하기 위해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미쓰비시 줄사택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역사의 흔적이 남은 건축물 등이 철거되거나 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강제 동원의 흔적이 남은 유산을 보존·활용하려는 구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앞선 2018년 부평구는 노후된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미쓰비시 줄사택 땅에 공영주차장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미쓰비시 줄사택을 철거할 경우 강제 동원의 흔적이 사라질 것이라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있었다. 또한, 문화재청으로부터 미쓰비시 줄사택이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녀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협조 요청에 따라 구는 주차장 건설 추진을 중단했다.

이후 2021년 7월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과 활용 방안 논의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했으며, 지난해 12월까지 회의를 총 5차례 진행했다.

회의 결과, ‘미쓰비시 줄사택이 보존돼야 할 지역 유산임을 확인하고 지역 자산으로서 가치 증진을 위한 보존·활용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책권고안을 부평구에 전달했다.

구는 오는 5월께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제강의 조선인 노동자들이 묵었던 곳이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미쓰비시제강의 강제 동원 흔적이다.

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상반기 내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등록문화재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픈 역사를 담은 미쓰비시 줄사택이 부평구의 첫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돼 과거를 되돌아보는 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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