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국민생각 변호사 한필운

인천투데이 |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보았다. 충격이다.

이 시리즈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의 성폭행 범죄, 오대양집단자살사건, 아가동산 교주 김기순의 성폭행, 노동착취와 살해의혹(이 부분은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의 성폭행 등을 다루고 있다.

한필운 변호사
한필운 변호사

후폭풍이 어마어마하다. 국내 JMS교회 위치가 공개되고, 신도로 지목된 유명인은 탈교를 선언하고, 검찰총장은 직접 정명석에 대한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라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아가동산의 수익원이라는 음반유통사는 아이돌 팬덤으로부터 불매운동의 철퇴를 맞았다.

방송이 가장 많은 분량으로 다룬 JMS 정명석의 범죄는 가히 전대미문이다. 스스로를 메시아라 칭한 정명석은 자신을 믿고 있는 피해자들을 유린했다. 그 행위가 너무 추악하고 더러워 PD 스스로 10분의 1도 표현하지 않았다는 방송분만으로도 시청자는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지금도 정명석을 메시아라고 믿고 있는 신도들은 방송 이후 JMS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사탄의 목소리’라고 해야 할지, 자신이 믿은 신이 신이 아니라고 고백해야할지 기로에 서있다. 1970년대 말부터 한국 사회를 좀먹은 정명석은 이제야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듯하다.

방송을 보며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최근까지도 정명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왔고, 실제로 그 범죄행위가 매우 공공연하게 이뤄졌는데도 왜 정명석의 범행이 계속되고 있는가.

정명석은 1978년 상경해 신촌에서 포교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대학가를 중심으로 JMS의 교세가 퍼져나갔고, 당시로서는 드물게 개방적인 분위기와 문화를 접목한 선교방법을 동원해 이름만 되면 알만한 많은 대학에 JMS 동아리가 생겼다. 한때는 교회가 200~300개 있었고, 1999년 <SBS> 탐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에도 불구하고 신도수가 3만여명에 이를 때도 있었다 한다.

성폭행 과정은 이렇다고 한다. 키 170cm가 넘고 외모가 수려한 어린 여성이 집중 포교대상이 된다. 기존 여성신도들은 이러한 여성을 데려올 의무가 있고, 이러한 여성을 많이 데려올수록 교회 내에서 지위가 높아진다.

그렇게 데려온 새 여성신도는 어느 날 메시아라고 칭하는 정명석과 단독 면담을 받게 된다. 단독면담에서 성폭행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면담’으로 피해자를 데려간 ‘언니’ 신도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조력자다. 정확히는 공범이다.

정명석을 메시아로 만드는 과정에 교리를 창작한 자가 있을 것이고, 포교를 위한 전략을 세운 전략가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얻은 사악한 권세와 부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긴 자가 있고, 성폭행을 일삼는 정명석 뒤에는 성폭행이 하늘의 사랑이라며 여성신도들을 더욱 나락에 빠트리고 JMS에 충성하게 한 공범이 있다.

어떤 자는 자신도 피해자이자 가해자였겠지만, 대부분은 신이라는 정명석을 이용해 범죄를 함께 저지른 공범에 불과하다.

지금 한국 사회는 정명석에 분노한다. 하지만 필자는 공범에 더욱 분노한다. 성폭행이 만천하에 공개된 정명석은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 조력자들인 공범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 사회 곳곳에서 권력자의 뒤에 숨어 만행을 저지르는 공범은 어디 있는가. 이러한 공범을 찾아내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피해자들을 위한 진정한 위로 아닐까.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