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53) - 혈액순환 장애⑦

▲ 발기부전을 나이가 들면서 정력이 약해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정력에 좋다는 음식을 먹기보다는 신체 다른 부위에 동맥경화증이 있는지, 흡연ㆍ당뇨병ㆍ고혈압 등과 같은 교정할 수 있는 동맥경화증 위험인자가 있는지 알아보고 치료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발기부전이 있는 환자가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있거나 애연가인 경우에는 다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발기부전의 원인이 성인병과 흡연일 수 있다. 둘째, 향후 발기부전은 성인병과 흡연에 의해 더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 원인을 치료하고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 치료와 금연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짧은 시간 동안만 작용해 음경의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 약물로 근본적인 치료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서 고혈압이 없는 사람보다 더 빠른 속도로 혈액순환 장애가 진행한다는 것은 확실하게 입증된 사실.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에는, 음경에 혈액순환 장애가 심해지는 경우에는 발기부전 치료제 효과가 점점 줄어들어 결국에는 아예 효과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개발된 고혈압 약제들 중에는 발기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약물이 많다. 발기부전이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 이러한 약물로 보다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고혈압과 같이 발기부전도 연령ㆍ유전자 등의 되돌릴 수 없는 요인과 흡연ㆍ비만ㆍ운동 부족 등의 교정 가능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발기부전의 치료도 고혈압 치료와 마찬가지이다. 금연ㆍ꾸준한 운동ㆍ식이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해 약물 치료 없이 혈압이 떨어질 수 있는 것처럼, 발기 기능도 개선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요인을 제거함에도 불구하고 발기부전이 남아 있으면 음경에 혈액순환 장애가 심한 것으로 판단해 비아그라와 같은 ‘음경 혈액순환 개선제’를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발기부전이 생기면 우선 보양식을 먼저 먹었다. 보양식은 상당한 심리적 개선 효과가 있어 일시적으로 정력이 회복됐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양식은 열량이 높은 ‘비만식’이다. 평소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발기부전이 있던 사람은 보양식을 먹고 영양 상태가 좋아지면 발기부전이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비만ㆍ고혈압ㆍ당뇨병과 같은 영양 과잉상태에 있는 발기부전 환자에게는 보양식은 절대 도움이 될 수 없다. 이런 경우 보양식은 원기를 충전하지 못하고, 혈당ㆍ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체중을 늘게 해 오히려 음경 혈관을 망치는 원인이 된다.

발기부전이 생기면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생각해도 큰 무리가 없다. 당뇨병ㆍ고혈압ㆍ고지질혈증과 같은 성인병이 있는지, 흡연ㆍ운동 부족ㆍ과식과 같은 나쁜 생활습관이 있는지 점검하고 정력에 좋다는 음식을 먹기보다는 성인병을 치료하고 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우선이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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