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랄 풍부한 한국 천일염 세계적으로 우수 … 한 때 소금 기근에 시달리기도

가장 오래된 조미료는 소금이다. 소금은 거의 모든 요리에 들어가는 양념이자, 생명활동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맛을 내는 설탕 대체물은 시중에 여럿 나와 있지만, 소금을 대체할 물질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하루라도 안 먹고 지나치기 힘든 소금에 대해 알아보자.

■ 소금의 역할 = 소금은 염화나트륨(NaCl)을 주성분으로 하는 짠 맛의 조미료이다. 환자의 혈관에 놓는 링거액에도 소금이 들어 있을 만큼 생명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이다. 특히, 소금의 40%를 차지하는 나트륨은 우리 몸에서 세포들이 혈액으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고 노폐물과 가스를 배출하도록 돕는다. 또 삼투압작용으로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고 세포 안팎 체액의 수분 함량이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

■ 소금의 종류 = 소금은 크게 암염, 정제염, 천일염으로 나눌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이 먹는 소금은 암염과 정제염이다. 암염은, 예전 바다였던 곳이 지각 변동으로 육지로 변한 뒤 수분이 증발되고 소금만 남은 것이다. 세계 소금 유통량의 60%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되지 않는다.

기계염이라고도 불리는 정제염은 기계장치로 바닷물에서 염화나트륨만 분리한 것이다. 암염과 정제염에는 미네랄 성분이 없고 99%가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돼 오로지 짠 맛만을 낸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천일염은 해수를 햇빛과 바람으로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다. 나트륨 함량이 적고 우리 몸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미네랄 성분이 많아 암염과 정제염에 비해 몸에도 이롭다. 이밖에도 천일염을 물에 녹여 재결정을 만들어낸 재제조염(흔히 꽃소금이라 부른다), 바닷물을 끓여 만든 자염, 바다였던 땅이 호수로 변한 뒤 그 안에 갇힌 바닷물이 증발해 만들어진 호수염 등이 있다.

■ 음식에서 소금의 역할 = 소금은 음식의 맛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저장성을 높이고 발효를 돕는 중요한 조미료이다. 음식에 사용하는 소금은 정제염보다 간수를 뺀 천일염이 좋다. 특히 김치와 된장 등 발효식품에 소금을 넣는 것은 저장성을 높이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소금에 함유된 미네랄은 발효 시 생기는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의 영양원이 된다. 장을 담글 때 천일염을 사용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 천일염이라고 다 같은 건 아냐 = 모든 천일염이 다 같은 천일염은 아니다.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은 국내산 천일염과 프랑스산 게랑드 천일염 등 일부에 불과하다. 국내산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비율이 82.55%에 불과한 것에 비해 중국산은 88.47%, 베트남과 일본산 천일염은 90.53%, 호주와 멕시코 천일염은 98.9%에 달한다. 게랑드 천일염도 89.89%를 차지해 국내산보다 높은 비율의 염화나트륨을 함유하고 있다.

국내산 천일염에 미네랄이 다량으로 함유된 이유는, 양질의 갯벌을 기반으로 소금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갯벌염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소금으로,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있어 약간 회색기가 돈다.

■ 소금 뒷이야기, 우리나라 최초의 염전은? =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자염 방식으로 소금을 얻어왔다. 천일염은 불과 한 세기 전, 일제가 대만 것을 본 떠 우리나라에 들여온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 염전은 인천 주안염전이다. 천일염은 식용뿐 아니라 무기와 군수산업에 필요한 화학공업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일제는 자염 생산이 잘 이뤄지지 않던 북쪽에 집중적으로 천일염전을 세웠다.

해방 후 남과 북이 나뉘면서 남쪽은 소금 기근에 시달려, 한때 소금 한 말을 구하는 데 쌀 한 말이 필요하기도 했다. 그 후 이승만 정부가 ‘소금 증산 5개년 개획’을 세워 대대적으로 천일염전 증설에 나서지만 10년도 안 돼 과잉공급 결과를 낳았고, 이후 염전은 급속히 쇠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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