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전환사회시민행동 운영위원장

신규철 전환사회시민행동 운영위원장
신규철 전환사회시민행동 운영위원장

인천투데이|백령공항 건설사업이 지날달 27일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백령공항은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일원(25만4000㎡)에 총사업비 2018억원을 투입해 건설하는 50인승 소형공항이다. 1.2km 길이의 활주로 1개와 계류장 5개, 터미널(1700㎡)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백령도는 인근 대청도, 소청도를 포함해 주민 6735명과 군인 5000여명 등 약 1만1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백령도·대청도·소청도 등 서해3도는 여객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잦은 안개와 높은 파도로 연간 88일 정도 선박 운항이 결항 돼 접근성이 떨어졌다.

또한 전남, 경남과 달리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 문제로 ‘서북도서 선박운항 규정’ 제4조에 따라 유일하게 야간 항해가 금지돼 왔다. 그래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골든타임을 놓쳐 아까운 목숨을 잃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결혼이나 장례식도 육지로 나와 제때에 치르기 쉽지 않았다.

이러한 교통여건은 백령도가 두무진, 콩돌해변, 점박이물범 등 우수한 자연경관과 심청설화, 사곶냉면, 국토끝섬 전망대 등 역사·문화·평화 관광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의 방문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공항이 건설되면 이동시간이 기존에 대비해 4~5시간에서 2시간 이내로 크게 줄고, 결항률도 대폭 개선돼 1일 생활권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018년 남북의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으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서해평화수역을 합의했다. 이로 인해 조업시간도 조금 늘어나고 어장도 확대되는 등 겨우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발생한 북한의 방사포 포격으로 2016년 2월 이후 처음 백령도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태산이다. 평화도 잠시뿐, 남북 간의 강대강 군사적 대치는 해를 넘기면서도 계속되고 있다.

서해5도 주민들에게 평화는 곧 생사의 문제이고, 먹고사는 문제이며, 일상의 소소한 생활의 문제이다. 이들의 바람은 육지 사람들이 누리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일상의 권리이다. 백령공항의 건설은 이러한 주민들의 일상과 평화를 찾아주는 것이어야 한다.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고 남한의 가장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는 백령도는 평화의 섬으로서 그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

백령도는 타이완의 진먼다오와 지리적으로 비슷한 환경이다. 진먼다오는 중국 본토인 샤먼시와 직선거리로 불과 1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타이완에 속해 있지만 오히려 중국과 더 가깝다. 금문고량주가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진먼다오는 전쟁의 섬이라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49년 중국인해방군의 상륙작전으로 커다란 전투가 치러졌지만 결과는 중국군의 실패로 끝났다. 이 전투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진먼다오의 지금은 중국과 타이완의 양안 국민들 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찾는 주요 관광지가 됐다. 이제 진먼다오는 전쟁의 섬에서 평화의 섬으로 변모했다.

백령도도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백령도까지가 173km이다. 중국 웨이하이시까지 직선거리는 225㎞로 쾌속선으로 3~4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백령도는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바다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중국 관광객도 불러들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또한 장산곶(북한)은 약 14km, 평양과의 거리는 146km 떨어져 있기에 정치·군사적인 여건이 좋아진다면 백령도를 거쳐 북한까지 남북한을 동시에 관광할 수도 있다.

이렇게 백령공항의 건설로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에 거주하는 주민과 군인들의 거주여건이 개선될 뿐 아니라, 백령도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백령도가 백령공항 건설로 제2의 제주도로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이곳은 평화의 섬으로 모두가 찾는 명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인천시는 예비타당성 통과와 더불어 선제적인 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공항주변지역 개발에 대한 ‘주변지역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지난해에 시작해서 올해 4월에 끝마칠 예정이며, 항공기의 철새충돌에 대비해서도 ‘버드스트라이크 회피 및 저감방안 연구용역’도 연초에 발주해 앞으로 있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공항 예정부지가 옹진군 소유의 공유지로서 토지 보상 기간이 필요치 않으며, 국토부와 협업으로 행정절차 기간 단축 등의 적극 행정을 하고, 국토부가 계획하고 있는 2029년 준공목표를 2년 정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백령공항 사업은 국고가 70%, 한국공항공사가 30%을 각 분담하는 사업구조이다. 운영비는 연구용역 결과 적자가 예상됐다. 인천시가 적자의 일부를 떠안고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올해 실시하는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에 대응해 인천시의 지분 참여와 공항 운영권의 일부를 참여하는 방안으로 국토부에 검토를 요청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천시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기대하며, 인천시민들의 성원과 여야 정치권의 초당적 지원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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