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회 민주당 장수진 의원

지난달 19일 인천북항터널 도로에 바닷물이 유입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차선 차단으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일시적인 불편이야 잠시 참고 감수하면 된다. 하지만 터널 안전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불안과 두려움으로 확산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동구의회 장수진(민주당) 의원
동구의회 장수진(민주당) 의원

이번 사고는 배수펌프가 작동되지 않아 물을 퍼내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1시간 20분 만에 복구했기 때문에 안전 문제는 아니라고는 하나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인천북항터널 도로침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7년 7월 개통 4개월 만에 침수로 7일 동안 교통이 통제됐다. 정부는 원인을 개선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제시했으나 이후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2019년부터 도로침수로 차선이 차단된 건수가 무려 62건이다. 한 달에 평균 1.3건이다. 작년에는 1건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듯했으나 올해 벌써 5건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인천북항터널 운영사 인천김포고속도로(주)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점검을 하고 원인을 개선했다고 했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침수사고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 8월에도 국토교통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도로공사 등과 함께 현장 점검을 한 후 배수로를 정비했음에도 이번에 다시 침수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지금까지 해 온 개선조치가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땜질용 처방이었던 것이다. 이번 사고 직후 내놓은 프로그램보완, 관제시스템추가, 수위조절기 이중설치, 안전점검실시 등의 대책 역시 일시적 조치일 뿐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

인천북항터널은 바다 50m 아래를 지나는 해저터널이다. 예측할 수 없는 사고의 위험성이 상존한다. 터널을 이용하는 차량이 해마다 늘어 지금은 하루 약 5만 대에 달한다. 큰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들춰보게 되는 법칙이 있다. ‘1대 29대 300 법칙'이라고도 하는 하인리히법칙이다. 대형사고가 1번 발생하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사고가 29번 있었고,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원인의 징후가 300번이 있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사고들을 무시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천북항터널의 경우 2019년부터 4년 동안 차선을 차단한 도로침수사고로 기록된 것은 62건이지만 2019년 전에 더 있었고, 기록하지 않은 사소한 문제나 징후들은 훨씬 많았을 것이다. 하인리히법칙에 의하면 이런 것들을 무시했거나 가볍게 처리했기 때문에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향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항터널 침수 사건은 수많은 시민의 안전이 걸린 문제다. 이번 사고를 단순히 관리 문제로 처리하면 안 된다.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관리시스템을 추가하는 등의 대책도 필요하지만 설계의 문제는 아닌지, 구조의 결함은 없는지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지나치다고 할 만큼 철저히 점검해서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천시와 동구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인천시와 동구의 책무다. 터널 사업자가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필요한 모든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시는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주기를 시민들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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