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내년 예산 7949억원... 작은도서관 1억8000만원 0.02%
도서관 “예산부족 핑계로 작은도서관 인력 축소하는 것”
연수구 “재정 어려워 인건비 절감해 효율적으로 운영”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 연수구가 예산 절감을 위해 민간에 위탁해 운영 중인 작은도서관 4곳을 직영으로 전환키로 했다.

연수구 2023년 예산안은 7949억원 규모로 올해 당초 예산 대비 약 700억원 증가한다. 구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명분으로 작은도서관을 직영해 절감하는 비용은 고작 1억8000만원으로 예산의 0.02%에 해당해 빈축을 사고 있다.

연수구는 지난 2021년 인천 기초단체 중 최초로 문화공원, 솔안공원, 해찬솔공원, 누리공원 등 공원 내 작은도서관을 설립한 뒤, 민간에 위탁해 운영했다.  

하지만 구가 내년부터 이들 도서관을 직접 운영할 예정이라고 하자 작은도서관이 반발하고 있다. 작은도서관 이용객과 인근 주민이 구성한 ‘연수구 작은도서관을 지키는 사람들’은 직영 전환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인천 연수구 연수동 소재 문화공원작은도서관.(사진제공 도서관)
인천 연수구 연수동 소재 문화공원작은도서관.(사진제공 도서관)

앞서 구는 지난해 8월 개관한 문화공원작은도서관과 올해 3월 개관한 해찬솔공원작은도서관을 ‘인천 마을인학교 교육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에 위탁했다. 위탁기간은 올해말까지다. 

구는 지난 9월 작은도서관 측에 위수탁기간 만료 시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공문을 두차례 보냈다.

작은도서관은 연수구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도서관을 직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부족은 핑계일 뿐이다며 반발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각 도서관의 운영비는 약 9800만원(문화공원)과 7900만원(해찬솔공원)이다. 현재 직원 2명이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두 도서관의 운영비가 2억원도 안되는데 예산이 부족해서 직영으로 전환하다는 건 핑계라는 것이다.

문은현 문화공원·해찬솔공원 작은도서관 관장은 “도서관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사서 1명과 직원 1명 모두 최저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며 ”한 해 도서관 운영비가 1억원도 채 되지 않는데 예산이 부족해서 직영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이 열악하다고 하지만 연수구 내년 세입예산은 올해 당초 예산 대비 700억원 증가했다. 또한 구는 현재 300억원을 들여 송도국제도시도서관을 짓는 사업도 추진 중"이라며 "상황이 이런데 고작 1억원도 안 되는 작은도서관에 예산 부족을 핑계로 직영 전환을 강요하는 구의 모습에 큰 실망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연수구 도서관정책과 담당자는 “구는 민선 8기 이후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 전반을 재검토 하고 있다. 민간위탁으로 작은도서관을 운영할 때 인건비만 62%를 차지한다. 하지만 작은도서관을 직영하면 인건비를 약 1억8000만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영 전환 시 공무원 1명과 일일 사서 도우미 1명을 고용해 도서관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구의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라 작은도서관을 직영으로 전환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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