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광주 등 일제 잔재 지역 명칭 개정 추진
아직 인천에 일본 잔재 방위식 지역 명칭 많아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충청북도와 광주시 등이 일제 잔재로 남은 지역 명칭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도 27년 만에 추진 중인 행정체제 개편에 맞춰 일부 일제 방위식 지역 명칭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그러나 시는 아직 일제 방위식 지역 명칭을 전수조사해 개정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앞서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8월 현행 기초단위 행정체제 10개(2군·8구)를 11개(2군·9구)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유 시장이 제시한 방안은 우선 중구 원도심 지역과 동구를 통합해 가칭 제물포구를 신설하고 동시에 영종도 지역을 영종구로 재편하는 것이다. 또, 인구 증가를 예상해 서구를 서구와 검단구로 분구한다.

인천 행정체제 개편안. (자료제공 인천시)
인천 행정체제 개편안. (자료제공 인천시)

일제는 식민 통치 행정 편의 상 조선 고유 지명을 통폐합하거나 방위명칭 등으로 바꿨다.

동구, 중구와 현재 부평·계양·서구의 이전 명칭 북구, 미추홀·남동·연수구의 이전 명칭 남구가 이러한 일제식 방위 작명법에 의한 지명이다.

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중구와 동구가 방위식 명칭이다. 이를 제물포구와 영종구 등으로 개편하려는 것도 방위식 명칭 변경의 일환이다. 향후 주민 의견을 수렴해 진행할 것”이라며 “그러나 전면 개편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행정체제 개편에 직접적으로 해당하는 지역의 명칭 개정을 중점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광주 등 일제 잔재 지역 명칭 개정 추진

광주시는 지난 10월 ‘ 자치구 명칭 변경 토론회’를 개최했다. 광주시는 현재 동·서·남·북·광산구의 방위식 행정구역 명칭을 지역 역사와 미래 가치를 고려한 지명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광주시는 자치구 명칭 변경과 행정구역 개편 실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충청북도는 일제강점기인 1914년부터 명칭이 변경된 미호천을 ‘동진강’으로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호천은 충북 음성군에서 발원해 청주·세종시를 거쳐 금강 본류로 합류하는 길이 90km 강이다. 지역 역사 문화 단체 등은 미호천 명칭을 일제강점기인 1914년부터 썼으며 대동여지도 등 고문헌에 표기된 명칭인 ‘동진강’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충북도의회도 동진강 명칭을 복원하기 위해 충북발전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아직 인천에 일본 잔재 방위식 지역 명칭 많아

앞서 2018년 인천 남구가 구 명칭을 미추홀구로 개정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아직 인천엔 일본 잔재 방위식 지역 명칭이 많이 남아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의 명치 송도국제도시(송도 1~5동)도 일제 잔재에 해당한다.

‘송도(松島)’라는 지명은 일본제국주의 군함 명칭에서 비롯했다. 송도는 일본 3대 절경 중 하나인 미야기현(宮城縣) 마츠시마(松島)를 뜻한다. 일본은 이 3대 절경을 기리는 뜻에서 군함 ‘삼경함(三景艦)’을 취역시켰다. 이중 송도함 즉, 마츠시마함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참전했다.

일제는 1930년대 후반에 인천 능허대 인근에 송도유원지를 조성할 때도 송도는 지명을 사용했다. 의정부와 부산에 있는 지명 송도와 인천의 송도는 같은 한자를 쓴다. 학계는 이 명칭을 모두 일본식 지명, 군함 명칭 등에서 따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일본인들이 지명을 새로 만들 때 조선시대 동·리 2개 이상을 합쳐 하나의 동·리로 만든 일제 잔재 지명도 남아있다. 미추홀구 도화동, 남동구 간석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