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서북부사무소장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위한 나라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6개 나라 도시들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인천의 송도국제도시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

녹색기후기금, 일명 지시에프(GCF: Green Climate Fund)는 생소한 이름인데, 지시에프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선진국이 지원하는 기후변화 특화기금으로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시에프는 2010년 12월 주요 선진국들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유엔의 상설기구로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이듬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기금 설계방안을 채택해 온실가스와 기후변화에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지시에프는 내년부터 매년 1000억 달러의 장기 재원을 조성할 계획인데 2020년까지 총8000억 달러(한화 약 900조원)의 기금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8450억 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로, 지시에프의 위상을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동급으로 보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최근 지시에프 사무국의 인천 송도국제도시 유치를 위한 중앙정부와 인천시의 움직임이 매우 부산한데, 중앙정부는 지난 8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재무장관회의와 9월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지시에프 유치를 위한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8월 중국 텐진에서 열린 해외자매도시 원탁회의와 하계 다보스포럼 총회에서 지시에프 사무국 인천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했으며, 5월에는 각계각층의 인사 123명이 참여하는 ‘지시에프 인천 유치를 위한 범시민 지원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 9월에는 여야 정치권에서도 지시에프 사무국 인천 유치를 위한 결의안을 발의하는 등, 범시민단체ㆍ기관ㆍ정부가 힘을 모으고 있다.

이렇듯 중앙정부와 인천시 그리고 지역 정치권이 지시에프 사무국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시에프 사무국이 유치되면 향후 기후ㆍ환경문제 등 인류의 공동과제를 선점하고 국제회의를 통해 관련 정책의 세계주도권을 가지기 때문이다. 연간 120회 정도 환경관련 국제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세계 각국 관계자들의 왕래가 많아지고 이와 병행해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시에프 사무국 상근직원만도 500여명에 이르기에 고용창출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간 3800억원, 인천발전연구원(IDI)은 인천 지역경제에 연간 약 1900억원의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시에프 사무국 유치는 또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세계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대형 국제기구가 국내에 사무국을 개설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증대하고 국제기구의 입지로 인해 남북한 긴장 완화 등의 부대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지시에프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면 국가와 인천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ㆍ문화적으로도 도시브랜드 제고와 시민의 국제적 마인드 함양, 저탄소ㆍ녹색성장의 환경 모범도시로서의 국제적 인지도가 향상되는 등,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시에프 사무국 유치는 오는 1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지시에프 제2차 이사회에서 24개(선진국 12ㆍ개도국 12) 이사국의 멀티플 라운딩(multiful rounding) 투표(최저 득표 국가 1곳씩 탈락, 5회 투표)로 결정된다. 우리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지시에프 사무국 유치를 뒷받침하고 더 큰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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