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ㅣ백령공항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이르면 내달초 나올 전망이다. 백령공항 개통시기도 당초 2027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남은 과제를 충실이 잘 이행해 서북도서 서해3도 주민의 교통편의가 시급히 개선되길 바란다.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등 서해3도는 파랑과 안개 등 날씨 영향으로 연간 90여일 연안여객선이 결항하기 일쑤다.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못나와 골든타임을 놓쳐 아까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고, 뭍으로 나와 장례조차 치르기 쉽지 않다.

전남이나 경남과 달리 야간운항도 허용되지 않아 날씨가 좋아도 일몰시간 조금만 지나면 통제된다. 그런데 또 백령 항로 화물선은 야간에 운항이 허용된다. 해수부의 기준도 이현령비현령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일 생활권이 안 되는 날이 부지기수다. 가장 최근의 일은 지난 29일부터 10월 1일 발생이다. 당시 백령 여객선 항로는 지난달 29일부터 3일째 안개로 인해 운항 통제를 받았다.

인천해양수산청은 지난달 29일 오전 짙은 안개로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하모니플라워호와 코리아프라이드호, 백령에서 출발하는 코리아프린세스호 여객선 세척의 운항을 모두 통제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안개가 풀려 운항이 가능한 상황이 됐어도 인천해수청은 출항 통제를 풀지 않았다. 여객선이 늦게 출발하면 그만큼 귀항편이 일몰시간을 한참 지나 운항할 수밖에 없어 야간운항 금지 규정에 걸린다는 이유였다.

이 당시 해수청이 인천항 귀항편 선박의 일몰 시점 통과지역 기준으로 삼은 곳은 덕적면 선미도 등대였다.

이어 10월 1일에 안개가 다시 짙어 출항이 늦어졌다. 이번엔 인천~백령 항로 여객선 모두 백령 방면으로 편도운항만 허가했다. 이 역시 귀항편의 경우 야간운항 금지 규정에 저촉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번엔 선사들이 일몰 전에 선미도를 통과하는 게 왜 안 되냐고 인천해수청에 따졌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인천항에 도착하는 시간이 일몰시간 이후라서 안 된다고 했다. 인천항 귀항을 강행하면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백령도로 들어가는 여객선 세편의 승객만 1500명이 넘었다. 그리고 1일날 들어간 배가 전날 섬에 들어간 사람들을 데리고 나왔어야 했는데 나오는 배편이 하나도 없어 백령도엔 갑자기 2300여명이 머물게 되면서 숙박업체와 식당에 비상이 걸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심지어 인천해수청은 지난달 코리아프라이드호 취항을 허가하면서 야간운항이 가능한 야간투시경과 전자해도, 자동항해 장치를 설치했다며 홍보한 바 있다. 선박이 첨단 기능을 갖췄어도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로 무용지물인 셈이다.

현행 연안여객선 운항관리규정은 안개 등 기상악화로 해상 가시거리가 1km 이하일 경우 출항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인 서해5도는 안보를 이유로 국내 영해 중 유일하게 야간운항이 금지돼 중첩된 통제를 받는다.

서해5도 주민들과 어민들은 십수년째 야간운항 제한 해제와 가시거리 제한 완화(1km→500m)를 정부에 건의하고 있지만, 고작 일출·일몰 전후 30분씩 연장됐을 뿐이다.

2027년 백령공항이 개항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우선 바로잡아야 한다. 이미 백령항로 화물선은 야간운항을 하고 있다. 야간운항이 가능한 첨단 장비를 갖춘 선박이 들어온 만큼 야간운항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 목포에선 새벽 1시에 제주행 배가 출발한다.

인천이 접경지라고 해도 이미 화물선은 밤에 다니고 있다. 전면적인 야간운항을 군당국이 수용하기 어렵다면 일출 전 3시간, 일몰 후 3시간으로 운항시간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인천시는 백령공항 개항을 차질없이 준비해야 한다. 인천시는 예타 결과가 나오는대로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실시계획 설계에 착수해 2026년 개항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미 지난 1차 추경예산에 실시계획 설계 예산을 반영했다.

시는 지난 4월 ‘백령공항 주변지역 발전전략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식작해 현재 진행 중이다. 내년 초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시는 이달 중 해당 용역의 중간보고회를 열 계획이다. 서북도서 주민을 비롯해 인천시민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

백령공항 기본계획과 실시계획을 수립하면서 같이 고민해야 하는 게 백령도 용기포항 현대화 사업이다. 백령공항 개항과 맞물려 2만톤급 이상 국제카페리가 취항할 수 있는 항만을 만들어, 중국 산둥성과 보하이만, 랴오닝성 지역에 카페리가 오갈 수 있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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