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43) - 운동⑦

혈압이 정상인 사람의 경우 운동 시 확장기 혈압(최저 혈압)은 감소하거나 변화가 없는 반면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은 운동 강도에 비례해 증가하고, 고혈압인 사람은 확장기 혈압 또한 수축기 혈압과 같이 운동 강도에 비례해 증가한다.

고혈압 환자가 6개월 정도 운동하면 규칙적으로 체중 조절 효과에 따른 감압 효과 외에도 운동 자체로 4~9mmHg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를 얻게 된다. 안정 시 벌써 혈압이 220/120mmHg 이상 올라가 있는 고혈압 환자는 운동을 하면 위험하므로 먼저 약물 요법부터 실시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감소시켜 놓고 혈압이 안정적으로 잘 유지될 때 운동해야한다. 심비대ㆍ동맥경화증 등의 합병증을 이미 가지고 있는 고혈압 환자는 반드시 전문가의 운동 처방에 따라 자신의 건강 상태와 체력 수준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 종류로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무산소 운동은 혈압을 내리는 데 별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운동 시 혈압 상승폭이 너무 크므로 운동 중 사고위험도 높아져 고혈압 환자에서는 삼가는 것이 좋다.

수축기 혈압이 220mmHg 이상, 확장기 혈압이 120mmHg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비교적 낮은 강도의 운동, 즉 숨이 차고 땀이 나기 시작하는 정도인, 최대 심박수의 55~70% 이내의 강도를 선택해야한다.

운동 전후에는 반드시 10분 정도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하고, 1회 운동 시 지속 시간은 30~45분 정도로 유지한다. 1회 운동으로 200~300kcal가 소비될 수 있는 운동량이면 된다. 일반적으로 빨리 걷기 30~45분 정도가 이 정도의 열량을 소모한다. 운동 빈도는 일주일에 3~5일 정도가 좋다.

또한 운동 시 6~8주마다 혈압 강하 효과를 평가할 것을 권한다. 운동 중 가슴이 답답하거나 현기증을 느끼면 운동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운동 강도를 낮추어야한다.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나 고혈압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오전 7시께부터 10시까지는 혈관이 불안정해 혈압이 오르고 심장 부담이 커지므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걷기와 같은 하체 운동보다는 삽질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상체 운동을 할 때 혈압 상승폭이 커지므로 피한다.

혈압이 10mmHg 정도까지 올라가게 되는 식후에도 운동을 하지 않는다. 식후 바로 운동하면 소화 흡수에도 부담이 되고 혈류에도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겨울에는 춥지 않은 따뜻한 낮 시간 운동이 좋고, 여름에는 너무 덥지 않은 아침이나 저녁 무렵이 좋다. 운동 후 사우나를 할 때 냉온탕을 넘나드는 것은 피한다.

약물 치료 중인 고혈압 환자의 경우 운동 시 다음의 몇 가지를 주의해야한다. 이뇨제 계통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순환하는 혈액량을 감소시켜 유산소 운동 능력을 저하시키고, 고온에서 운동 시 탈수증과 저칼륨혈증이라는 위험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베타차단제 계통 약물인 경우 심박수와 심박출량을 감소시켜 운동 능력이나 산소 공급 능력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저혈당을 유발하기도 하며, 또 심박수 저하를 초래해 목표 심박수 결정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운동을 병행하고자 할 때는 이 점을 고려하도록 한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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