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서 ‘김문수TV’ 출연해 원색 비난
인천 국회의원 13명 중 이재명 포함 11명
민주당 “지속 우려 표현...협치 포기 의사”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천시가 민주당 차기 당대표로 유력한 이재명(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을 맹비난한 보수 유튜버를 국회와 협력 등을 담당할 중앙협력본부장에 임용했다.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민선 8기 협치에 경고등이 켜졌다.

인천시는 지난 24일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권세경(45)씨를 중앙협력본부장으로 신규 임용했다고 밝혔다.

권 신임 본부장은 2008년 5월~2016년 6월 국회의원 비서관·보좌관, 2016년 10월~2018년 10월 인천시 중앙협력본부 국회협력관(5급) 등을 지냈다.

지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유정복 후보가 당선된 뒤 민선8기 인천시장직인수위원회에서 대외협력특보로 활동했다.

인천시 중앙협력본부장은 4급 상당 개방형 직위다. 주요 업무는 정부 부처의 동향을 파악하고 인천 현안 해결을 위해 여야 정치권과 협력하는 자리다. 국회와 긴밀한 소통을 위해 사무소는 국회와 가까운 서울 여의도에 있다.

김문수TV에 출연한 권세경 인천시 중앙협력본부장(왼쪽). (김문수TV 갈무리)

그런데 지난 대선 당시 권 본부장은 보수 유튜브 채널인 ‘김문수TV’에 패널로 출연해 '권세경이 묻고 김문수가 답한다', '권세경의 여의도 브리핑' 등을 진행하며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맹비난했다.

당시 프로그램 제목은 ‘거짓말 대마왕 이재명, 상습 깽판 대장 이준석, 극약처방 없으면 이재명이 이긴다’, ‘이재명 말대로 미천한 집안이 맞았다! 이재명 골 때리는 가족 스토리!’, ‘종전 선언에 집착하는 문 정권! 미국과 결별 수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불참!’ 등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측에선 권 본부장이 하마평에 오르자 임용을 반대했다. 인천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은 13명이다. 이 중 11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권 본부장이 임용된 뒤 민주당과 협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대표를 선출한다. 인천 계양구을 선거구를 지역구로 둔 이재명 의원이 차기 당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천 국회의원 13명 중 11명이 민주당 소속이고, 이재명 의원이 차기 당대표에 오를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인천시 측에 권 본부장 임용을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민주당과 협치를 거부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향후 민주당과 소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김문수TV 내 권세경 중앙협력본부장이 출연했던 동영상 중 민주당과 이재명 의원을 비난했던 영상은 모두 비공개로 설정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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