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희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 센터장

홍인희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 센터장
홍인희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 센터장

인천투데이│영종도 삼목 선착장에서 배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신도, 시도, 모도가(이하 신시모도) 있다. 신시모도는 행정구역상 인천시 옹진군 북도면에 속해 있다.

북도면에는 신시모도와 함께 장봉도도 속해 있는데, 장봉도는 세 섬과 떨어져 있는 반면 신시모도는 각 섬이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하나의 생활권이다.

신시모도의 연도교가 건설되기 전에도 세 섬은 물이 빠지면 걸어서 건너다닐 수 있었다. 조선시대 읍지에도 물이 빠지면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꽤 오래전부터 신시모도는 하나의 생활권을 유지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세 섬을 삼형제 섬으로 부른다.

삼형제 섬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다. 그 흔적을 찾아낸 조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교과서 편수를 위해 조선의 유적을 조사할 때였다. 조선총독부 산하 고적조사위원회 구성원이었던 고고인류학자 도리이 류조(鳥居龍臧)는 신시모도를 방문했고, 1916년 시도에서 패총을 발견하고 보고했다.

이 보고서가 마중물이 되었는지 1957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966년에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에서, 1970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시 조사를 했다. 100여 년 전 도리이 류조가 발견한 수기 해변 근처 패총을 찾았지만 현재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뒷산 오솔길에 남아 있는 패각만이 패총의 흔적을 알려 줬다. 지금이야 신시모도에 가려면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갈 수 있지만 그 당시 도리이 류조가 시도까지 가서 패총을 발견하고 보고한 것을 보니 서해의 작은 섬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조사의 대상으로 삼았던 일본 학자들의 꼼꼼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신시모도는 도시에서 가깝고,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섬 중에는 그나마 손쉽게 갈 수 있은 섬이라 주말, 주중 상관없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특히 시도는 2004년 인기리에 방영된 풀하우스라는 드라마를 찍은 곳이기도 하다. 18년 전 당시 시청률이 평균 30%가 넘고, 최종회는 40%로 마감한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를 기점으로 시도의 수기 해수욕장이 개발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사실 시도에는 수기 해수욕장보다 먼저 개발된 해수욕장이 있다. 1970년 7월 16일 동아일보 기사에 새한상사주식회사가 개발한 시도 해수욕장이 그것이다. 높이 5m, 길이 700m의 둑을 쌓아서 물을 가둬 놓고 조성했다.

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인천까지 고속버스 130원, 하인천 여객선 부두에서 오전 8시부터 매 시간마다 쾌속정 5척이 왕복운행(소요시간 40분)했는데 입장료를 포함한 왕복 배 삯이 400원이었다.

1971년 기사에선 시도 해수욕장에 우리나라 처음으로 수중 방갈로를 만들어 물 위에서 숙박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지금 다시 찾은 해수욕장은 당시의 모습은 간 데 없고 방갈로로 추정되는 건축물의 잔해와 당시 최신식이었을 원형 샤워장 2동만 폐허로 남아있다.

당시 즐기며 먹고 마셨을 맥주병, 소주병, 음료수 병이 아직도 해안가 모래에 박혀 당시의 영화를 짐작하게 할 뿐이다.

신시모도에 있는 논은 대부분 간척으로 만들었다. 지금도 신포바다역 선착장 앞에 있는 커다란 지도를 보면 어디가 간척지인지 쉽게 구분된다. 특히 모도는 1980년대까지 논이 없었다.

1982년 당시 내무부장관이던 노태우가 모도를 방문한 이후 1984년 제방을 쌓아 그때야 비로소 논이 만들어졌다. 그 이전까지 농사지을 땅이 없던 모도에서는 배를 가지고 있는 선주들이 곶배(무동력선으로 정지해서 조업하는 배)를 설치하고 새우 등을 잡으며 조업을 했다.

주민들이 그것을 처리하고 옆에서 허드렛일을 도우며, 날품팔이로 먹고 살았다고 한다.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들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2025년을 목표로 영종도와 신도 사이에 연륙교 건설이 예정돼 있다. 그곳에서 지금까지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고 있는 섬 주민들의 삶이 더 나아지길 바라며, 이번 주말에는 신시모도를 방문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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