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산하 공공기관인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부적절한 운영 사례가 여러 차례 드러나면서, 공단이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공단 직원이 서류를 조작해 공금을 횡령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팀장인 해당 직원은 삼산배수펌프장 관리 총괄책임자로 재직 당시인 2011년 5월 17일께 펌프장시설 교체 공사와 관련해 공사를 하지 않고 업자와 공모해 허위로 준공서류를 작성해 구에 제출했다. 그 대가로 업자로부터 공사대금 1800만원 중 1200만원을 받았다. 경찰은 이들을 사기와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8월 초에는, 장마전선이 북상해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6월 29일에 갈산배수펌프장 관리를 담당하던 공단 직원이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구 담당공무원은 호우주의보를 걱정해 갈산펌프장을 방문했지만, 정작 시설을 지켜야할 공단 직원은 근무지에 없었다.

공단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 지난해 직원 채용 과정에서 공단 고위 간부의 지인을 채용하기 위해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공단은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았다.

7월에는 공단 정규직원 채용을 위한 필기시험에서, 구에서 공단으로 파견된 공무원이 시험 감독을 하다가 특정 응시자에게 시험문제의 답을 알려준 사건이 발생했다.

부적절한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4일 실시한 ‘공단 사무 7ㆍ8급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엉터리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7급과 8급 응시자들에게 해당 시험 문제지를 배부해야하는데, 시험지를 서로 바꿔 배부했고, 이를 시험이 시작된 지 15분이 지나 인지했는데, 공단 측은 문제가 없는 것처럼 그냥 진행한 것이다. 시험의 적법성 논란은 물론 공공기관의 신뢰 추락을 초래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공단의 최고 책임자인 이사장과 고위 간부들의 대처 자세다. 아울러 지도․감독의 의무와 권리가 있는 구의 태도이다.

그동안 공단 측은 문제를 드러내고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밖으로 노출되는 걸 꺼려한 나머지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구는 공단의 조직 진단을 통한 개편에 신경 썼지,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는 데는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구가 심각한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예산을 퍼붓는 공단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공단이 자정 능력을 상실됐기 때문이다. ‘형식’을 바꾸는 조직 개편을 넘어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이 필요함을 공단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바뀌지 않는 한 조직은 바뀌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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