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잠정합의, 여성의원 한목소리

9월 1일 시작된 제17대 국회 본회의에서 호주제 폐지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우리당이 호주제 폐지를 정기국회 100대 개혁과제로 확정한 데 이어 그동안 소극적 입장을 보여온 한나라당도 2일 정책의총을 열어 호주제 폐지에 대한 권고적 찬성 당론을 정했다.
한나라당은 ‘호주’ 정의 조항 삭제, 부성강제주의에서 부성원칙주의로 전환, 동성동본금혼제도 폐지 및 근친혼금지제도로 전환, 친양자제 신설 등 정부안에 대한 심의를 벌일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당론으로 호주제 폐지 방침을 정한 상태이고, 민주당도 손봉숙, 이승희 의원 등 여성의원들이 호주제 폐지 민법개정안에 서명했다.
또한 지난 5일 여성국회의원들이 ‘17대 여성의원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호주제 폐지 등 여성관련 현안에 대해 공동 행보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전재희 의원 등 2명을 제외한 37명의 여성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호주제는 가부장적 사고를 고착화하고 남녀차별을 조장하며 가족 구성원들의 화합과 복리를 저해한다”며 “17대 국회 최우선 과제로 호주제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국회에 발의될 호주제 폐지안의 주요골자를 보면 호주 관련 조항을 전부 삭제하고, 자녀의 성은 원칙적으로 아버지 성을 따르되 부부가 합의할 경우 어머니 성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재혼가족의 경우 계부의 성으로 성을 변경할 수 있는 길도 터놓았다.
호주제 폐지 하나로 그동안 관행으로 내려온 가부장제의 폐해가 일거에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양성평등의 의미뿐 아니라 다양한 가족형태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뜻 깊은 변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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