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이웃] 8월 31일 정년퇴임 앞둔 심상철 미산초등학교 교장

▲ 심상철 미산초 교장.
8월 31일자로 정년퇴임을 앞둔 심상철(사진) 미산초등학교 교장은 지금은 재개발돼 산곡푸르지오아파트가 들어선 곳에서 1950년에 태어났다. 일본식으로 지어진 집 3채가 붙어있었는데, 맨 왼쪽 집에서 살았다. 당시 심 교장의 아버지는 산곡동의 많은 땅을 차지하고 있던 미군기지에서 차량정비 일을 했다. 집 인근 땅에서 농사도 지었다.

집안이 조금 여유가 있긴 했지만, 5남매에다 당시 한국사회가 워낙 어렵다보니 힘들게 살았다. 심 교장은 정년퇴임을 하고 나서 농사를 지을 계획이지만, 어렸을 적 땅 300~400평에서 너무 힘들게 일했던 기억 때문에 쉬엄쉬엄 조금만 농사를 지을 생각이다.

심 교장은 산곡초교 7회(1955년) 졸업생이다. 이어 상인천중학교와 인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7년 인천교육대학교에 입학했다. 심 교장이 다니던 초등학교 건물은 미군들이 쓰던 일본식 건물이었다. 현재 산곡2동 한화아파트 자리가 미군 기지였고, 경남아파트자리는 미군 비행장이었다.

심 교장은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교육대학에 들어가면 과학 공부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있으니 들어가 보라고 추천했다. 졸업 후 첫 발령지는 경기도 포천시의 관인초교였다. 그곳에서 4년 6개월을 근무했다. 핸드볼 담당교사를 맡아 당시 군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첫 학교 후에는 근무지를 인천으로 옮기게 됐다. 인천 연수구의 동춘초교로 발령을 받아 또 핸드볼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때 핸드볼을 했던 학생이 졸업식 때 답사를 하며 크게 울음을 터트려, 아직도 그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1999년 당하초교에서 교감을 한 후 부흥초교 교감을 거치고, 백령초교와 신대초교에서 교장을 했다. 교장이 되면서 자신이 다녔던 산곡초교에 부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다 정년퇴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중 산곡초교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나 다름없는 미산초교에 교장 자리가 났고, 지원해서 2010년 3월 부임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심 교장은 미산초교에서 2년 반 동안 근무하면서 고향에서 모교 후배들을 가르친다는 마음이 컸다. 공부를 잘해서 북부교육지원청 소속 학교 중 1등을 차지했을 때, 전국동요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 전국대회 물로켓 부문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도, 누구보다 기뻤다.

그래서 음악실ㆍ영재과학실ㆍ영어전용교실ㆍ급식실ㆍ화장실 현대화 사업 등,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사업에 많은 신경을 썼다.

“제자이자 후배인 미산초교 어린이들은 인사도 잘하고, 밝고 착하고 순박한 것 같다. 모두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꿈을 이뤄 성공했으면 좋겠다. 정년퇴임을 하고 나면 당분간은 쉬었다가 조그만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 생각이다. 내가 태어난 곳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정년퇴임하게 돼, 나는 매우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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