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이웃] 일신동 ‘다솜디지털포토’ 김영욱 사장, 2년째 여성장애인 가족사진 무료촬영

여성장애인 가족사진 촬영을 위해 복지관에 이동식 세트장을 마련하고 스물 세 가족의 촬영을 하느라 소요된 시간만 3시간. 포토샵 작업으로 사진을 편집하는 데는 촬영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린다. 꼬박 하루를 투자해야한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김영욱(31)씨의 표정을 밝다. 가족사진을 인화해 전달하는 순간, 사진을 받은 이들의 마음에 쏙 들었으면 하는 바람과 무척 좋아할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한다. 액자를 원하거나 조금 더 큰 사진의 인화를 원할 경우 최소한의 재료비를 받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무료다. 무료지만, 김영욱 사장은 촬영과 편집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지난달 27일 촬영에서도 최대한 멋진 가족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했다. 그날 촬영한 사진은 이달 10일이나 13일 정도에 전달할 예정이다.

일신동 풍림아파트 정문 앞에서 사진관 ‘다솜디지털포토’를 운영하는 김영욱 사장은 지난해부터 사진관 근처에 있는 부평장애인복지관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여성장애인 가족사진 촬영으로.

인천 서구에서 자란 김씨는 사진 찍는 게 정말 좋았다. 때문에 대학에서도 사진을 전공했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2005년 지금의 사진관에서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사진관을 인수해 사장이 됐다. 사진관이 사양사업이라 어려움이 있지만, 김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 좋다.

부평장애인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촬영해 홈페이지에 올리는 작업을 하던 그에게 복지관 측에서 재능 기부, 즉 여성장애인 가족사진 촬영을 제안한 것.

김씨는 흔쾌히 수락했다. 복지관에 후원하는 것은 후원금을 내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도 후원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가진 재능으로 후원할 수 있어 보람이 더 크다. 일신동에서 사진관을 계속 운영하는 한 1년에 한 번 여성장애인 가족사진 촬영을 계속할 생각이다.

김씨는 “사진이 무료라는 것보다는 가족들이 마음에 드느냐, 안 드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마음에 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가족사진을 촬영한 여성장애인 이아무개씨는 “모처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며 “비장애인들은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장애인들은 쉽지 않은 일이 있다. 세심하게 배려해준 사진관과 복지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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