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와 교육감선거, 기초단체장 선거 10곳 중 남동구청장 선거구를 제외한 9곳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지방선거를 26일 남겨두고 민주당 이재명 전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3·9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정치에 복귀했다.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은 당 내 출마 요구를 수용해 인천 계양구을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 고문이 출마하는 지역구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르는 보궐선거 지역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두고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런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밥그릇 지키기나 다름없는 돌려막기 회전문 공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민주당이 2차 검찰개혁이라고 평가한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 처리 이후 민주당의 이번 공천이 과연 민생개혁과 정치개혁에 부합하는 공천인지 의문이다.

이재명 전 지사는 이번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직접 등판하는 것은 물론 6·1 지방선거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전체를 지휘한다.

이 전 지사의 보궐선거 출마 발표 전에 민주당 인천 지역 지방선거 후보자 10여명이 이 지사에게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촉구했고, 뒤이어 인천 국회의원 4명이 “이재명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선 후보의 인천계양을 출마에 대해 박남춘 후보는 6일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출마를 환영한다. 지방선거 승리와 인천의 미래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이재명 고문의 출마에 대해 “인천은 경기도를 버린 탈주자이자 각종 비리의혹을 받는 이 상임고문의 도피처나 은신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한 윤석열 당선인은 당선인 신분으로 사실상 인천, 강원, 경남, 경기 등을 순회하며 국민의힘 출마자를 만나면서 선거개입 논란을 확산하고 있다. 사실상 윤석열 당선인과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민의 2라운드 대결구도가 돼버린 셈이다.

정치는 명분싸움이다. 명분이 있어야 밥그릇 싸움도 품격이 생긴다. 민주당의 명분은 무엇인가. 이재명 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는 어떤 정치적 명분이 있는가. 이재명 전 대선 후보와 대선 선대위를 책임졌던 송영길 전 대표 모두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민주당의 지도부 인사들이다.

대선 때 당 대표였던 한 사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고, 대선 후보 당사자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느라 공석이 된 당대표의 지역구 보궐선거에 출마한다. 이게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국민에게 지지해 달라는 것인가.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5월 1주차 지방선거 인천지역 여론조사(5월 2~3일, 인천 808명,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4%P)를 보면 이번 지방선거 성격에 대해 인천 유권자는 ‘새 정권 안정론’ 47.5%, ‘새 정권 견제론’ 42.2%를 택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 전망에 대해선 ‘잘할 것’ 45.0%, ‘잘못할 것’ 47.7%으로 나타났다.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정치적 명분을 얻는 정치세력이 유권자의 마음을 얻게 돼있다. 민주당은 대선 당시 이재명의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당론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시범지역 11곳 실시라는 용두사미에 그쳤다.

민주당은 이재명의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가 자신들의 회전문 공천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정치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명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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