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부족 이유 입원 거부... 응급처치 안 해
40분 넘게 타 지역 병원 이동 골든타임 초과
병원 측 “병상 확보 과정에서 다른 병원 배정”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강화군 내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A종합병원이 코로나19에 걸린 응급환자 진료를 잇달아 거부해 지역 의료진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강화군 내 지역응급치료센터는 2곳뿐이다. A종합병원은 그중 하나로 지난달 인천시와 업무협약으로 재택치료협력병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응급 환자 진료를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응급 구조차.(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지난 17일 강화군의 한 요양원에서 머물던 80대 노인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뇌졸중 증세를 보여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노인은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기저질환으로 고혈압이 있었다.

요양원 연락을 받고 출동한 응급구조대는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A종합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하지만 A종합병원은 해당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렸고, 이미 병원에 코로나19 환자들이 넘쳐 격리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했다.

이에 응급구조대는 40분 넘게 걸리며 강화군을 빠져나와 서구 검단신도시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환자는 다음날 사망했다.

해당 환자 이송을 담당한 한 의료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병상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인천시 병상배정반이 A종합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라고 해서 갔는데 입원을 거절당했다”며 “뇌졸중은 골든타임이 있어 한시가 급해 우선 응급처치라도 해야 하지만 받지 못했다. 마땅한 병원도 없는 곳에서 종합병원이 이런다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A종합병원은 자신들이 중증환자는 받지 못한다며 의식저하가 있거나 적극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상급병원으로 배정하라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송시간이 있으니 응급조치는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18일 치매가 있는 90대 코로나19 환자가 급성 발열과 탈수 증세를 보여 A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병원은 병상환자로 수용이 어렵다고 했다.

지난 13일에는 고혈압이 있는 70대 노인이 구토와 복통을 일으키며 의식불명 상태인 채 A종합병원으로 실려 갔다. 하지만 병원은 진료 결과 환자가 의식저하로 중증환자라며 상급병원으로 의뢰하라고 답했다.

이에 A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환자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구조대가 환자를 이송한 것으로 안다. 함부로 환자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었다”며 “코로나19 환자 격리실이 꽉 찬 상황이라 상태가 양호한 중환자실 환자까지 옮겨서 병상을 확보하려 했다. 그사이 해당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병상이 배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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