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전환사회시민행동 운영위원장.
신규철 전환사회시민행동 운영위원장.

인천투데이|3월 9일부터 22일간 치열했던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모두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투표율은 77.1%로 지난 대선보다 0.1%포인트 적지만 높은 투표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초박빙이었다. 윤 후보는 48.5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7.83%,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37%를 득표했다.

1위와 2위 간 득표 차이는 불과 0.73%(24만7077표)밖에 나지 않았다. 승자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결과다. 여소야대 정국에 근소한 표차이로 당선된 새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가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민심의 무서움에 또다시 전율케 한다.

먼저, 승자에게 바란다.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국민 분열을 통합하는 일이다. 이번 선거는 지역과 세대, 성별로 지지세가 뚜렷이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세대와 성별을 갈라치기 했다는 비판이 큰 만큼 국민통합과 소통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외교안보 정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대결보다는 평화의 원칙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과 전쟁으로 한국의 경제가 스테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650만명의 삶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정부안과 별개로 600만원을 추가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50조원 지원 약속을 꼭 지키길 바란다.

인천시민들은 윤석열 당선인이 인천과 한 약속인 광역급행철도 GTX-E 노선 신설‧연장, 경인선과 경인고속도로 인천구간 지하화로 지역 간 단절 극복, 교통 혼잡 해소와 주거환경 개선, 제2의료원 설립과 국립대학병원 유치 지원, 인천 내항 재개발 지원 등 8가지 공약을 기억하고 있다. 이 또한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평가 대상이 될 것이다. 진정으로 실천하길 바란다.

다음으로, 민주당에게 바란다. 대선은 끝났지만 끝난 게 아니다. 분하고 아쉬운 마음을 빨리 수습하고 정신을 번득 차려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까지 이러한 민심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권교체 여론이 50% 이상이 넘는 상황에서 혹자들은 이번 대선을 이재명 후보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런 평가도 앞으로 정치를 잘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에서만 유효하다.

민주당이 민심을 올바로 받드는 방법은 바로 정치개혁을 완수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미흡한 촛불개혁으로 민심이 이탈했다. 한 번만 더 믿어달라는 정치개혁 호소에 민심이 반응해 그나마 참패를 모면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172석이라는 거대 의회 권력을 통해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다른 야당들과 연대해서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개혁할 수 있다. 실질적인 다당제 정치구조를 통해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고 세대별, 성별, 계층별, 지역별 대표성을 좀 더 보장하는 비례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위성정당 방지를 위한 연동형비례대표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지방선거엔 기초의회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 지방의회 선거개혁의 경우에는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하니, 대다수 지방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결정한 대로 이번 지방선거부터 적용하길 바란다.

끝으로, 정의당에게 바란다. 양당정치 체제의 극단적인 대립 구도에서 정의당이 설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선거결과를 이러한 정치 구도로만 떠넘기면 희망이 없다. 다당제를 주장했지만 결국 거대 양당 구조에 흡수된 국민의당 안철수의 전철을 밟아서도 안 될 것이다. 뼈를 깎는 혁신과 새로운 인물 발굴을 통해 새로운 미래 ‘아젠다’와 신선한 진보정치 바람을 불러와야 한다.

그것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고 기후위기 등 새로운 도전에 정치가 올바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진보정치의 역할일 것이다. 심상정 후보는 투표결과가 나온 후 “불평등과 기후위기, 정치개혁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의제로 이끌어냈고, 성평등을 우리 사회 보편적 가치로 분명하게 세워냈다. 그 가치를 기반으로 정의당이 다시 뛰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더욱 분발하길 바란다.

이제 국민들은 윤석열 당선인의 첫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부디 진영과 기득권을 탈피해 모든 국민을 위한 국정을 펼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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