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 등 기후위기 극복운동 다뤄

인천투데이=방의진 기자│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이 <황해문화> 2022년 봄호(통권114호)를 지난 1일 발행했다. ‘21세기 인간의 조건을 묻는다’ 세 번째 특집으로 ‘기후위기 시대, 정의로운 전환은 가능한가’가 주제다.

황해문화는 “‘그린뉴딜(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또 다른 성장을 위한 정책으로 속화되고 있다"며 "조금 더 숙고하면서 기후위기에 근본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고 편집기획 취지를 전했다.

황해문화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지배에 맞서 기후정의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의 원인을 자본주의 체제 속 논리에서 찾는 것이다.

아울러 자본주의 권력관계에 도전하는 기후정의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호는 기후위기와 기후정의, 탈성장, 정의로운 전환 등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사회운동을 짚었다. 

녹색성장론 벗어나 기후정의 실현해야

김선철 선생은 총론을 쓰며 특집의 맥락을 짚었다. 그는 ‘기후정의’를 기후위기 대응 접근법으로 봤다.

그는 기후위기 극복 방안으로 자본주의 체제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정의는 자본주의 체제 속 기후위기 대응책 ‘녹색자본주의’나 ‘녹색성장론’과는 상반된 접근법이다. 

그는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이 수동적이고 녹색성장론에 머물러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출처 픽사베이)

정의로운 전환의 대안 담론 진행돼야

김현우 선생은 정의로운 전환을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로운 전환은 '탄소제로' 산업 재편 과정에서 산업이 더 좋고 안전한 일자리로 전환하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도 더 좋은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과정과 결과 모두 정의로워야 한다.

그는 특정 유형의 정의로운 전환이 가장 옳다고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다고 봤다. 정의로운 전환의 이름으로 산업 구조조정을 강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위기를 해결하는 생산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정의로운 전환의 대안 담론을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자본주의 권력관계에 도전하는 기후정의 운동 필요

정록 선생은 기후위기는 균등하지 않고 불평등하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국가단위로 산출하고 책임을 묻는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급·계층 간에도 온실가스 배출량 차이가 있다고 했다. 기후위기를 야기하는 행위와 구조를 바꾸지 않는 책임묻기는 공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주의 체제 내 기후정치는 진정한 기후정의운동이 아니라고 했다. 탄소거래제처럼 비싼 휘발유를 팔면서 녹색기업 이미지를 얻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분배를 넘어 지배와 억압에 맞선 기후정의와 자본주의 권력관계에 도전하는 기후정의운동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출처 픽사베이)

정의로운 전환, 비정규직 노동자 중심에 둬야

이창근 선생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한국 노동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노동자의 고용과 생계 문제를 중심에 놓고 정의로운 전환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가 40%를 넘는 게 현실이다.

기업별 교섭체제는 노사담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의로운 전환을 동반해야 할 폭넓은 의제를 다루는 데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단체교섭 방안을 모색하고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의 전환’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후위기 시대 농업과 먹거리 위기상황 

이근행 선생은 기후위기 원인으로 석유에 의존한 농식품 체계와 인류의 육식 위주 식생활 방식을 꼽았다. 

그는 현재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기후, 팬데믹, 성장 위기에 더해 지역 불균형과 고령화 문제까지 직면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한국사회는 시급히 전환 과정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출처 픽사베이)

인권유린 일삼는 외국인 보호소 폐지돼야

비평으로 심아정 선생의 글이 실렸다. 심아정 선생은 한국에 난민신청 중인 장기 구금자들이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구금 당하고 있는 현실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금자가 보호소 독방에서 '새우꺾기' 고문과 같은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보호소는 비국민을 걸러내려는 한국사회의 또 다른 치부라고 꼬집었다. 외국인 보호소 폐지에 뜻이 모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 황해문화 114호에 포토에세이, 시와 소설, 평론, 남재희 선생의 투고, 문화 비평 열한 편, 서평 네 편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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