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경 인천여성회 회장

손보경 인천여성회 회장
손보경 인천여성회 회장

인천투데이|모두의 내일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10만명을 넘어 20만명에 접어들었다. 인천도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방역 패스 중단으로 일상을 되찾아가는 듯 보이지만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는 점점 더 심화한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의 삶은 더 고단해지고 있다.

3월 8일은 세계가 함께 기념하는 세계여성의 날이다. 올해로 114주년을 맞이한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환경 개선과 여성의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계기가 돼 1911년 유럽에서 첫 행사를 개최한 이후 세계로 퍼졌고, 1977년 3월 8일로 세계여성의 날을 공식화하며 기념하게 됐다.

한국은 1985년부터 기념행사를 했으며, 2018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해 ‘여성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3.8 세계여성의 날은 ‘빵과 장미’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빵과 장미’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생존의 문제뿐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것임을 상징한다.

114년 전에 비하면 여성의 노동환경은 한결 나아졌으며 여성에겐 참정권도 주어져 3월 9일 대선을 앞둔 현재 후보들은 여성의 표를 얻기 위해 분주하다.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이 있다. 그 차별은 여성을 넘어 아동·청소년, 노인, 비정규직,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으로 약한 지위에 있는 모두에게 가해지고 있다.

채용 성차별과 1.5배에 달하는 성별 임금 격차,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인 돌봄은 코로나로 더욱 가중돼 여성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20대 대선은 여성가족부 폐지, 성폭력 무고죄 강화 등을 후보 공약으로 내세우고 “구조적 성차별은 이젠 없다” “성인지 예산 30조원을 줄여 대공방어막을 구축할 수 있다” 등 마치 성인지예산이 여성만을 위한 별도의 예산인 것처럼 성별 갈라치기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 느리게 진보하던 여성의 권리도 위협하고 있다.

이쯤 되면 2022년을 살고 있는 오늘, 우리에게도 빵과 장미가 필요하다. 이에 여성들은 또다시 빵과 장미를 요구하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 바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 행동’이다.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 ‘페미니스트 10만명 온라인 서명’을 하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세대와 젠더 분열을 넘는 페미니스트 주권자 행동 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해 ‘#이것이문제다’ ‘#우리는바란다’에 각각 보내온 사전 의견을 정리해 낭독하기도 했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라는가. 우리의 빵과 장미를 외쳐본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확산하며 이를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사회’는 문제이며, ‘누구나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정치적 첫걸음인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바란다.

‘모든 생명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문제이며, ‘생명을 착취하는 구조에서 모두가 존엄하고 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을 바란다.

‘돌봄, 연대, 정의, 모두의 내일을 위해 오늘 페미니즘’, 제37회 한국여성대회의 슬로건이다.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은 1985년부터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해 올해로 37회를 맞이하고 있다.

모두의 내일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 답을 한국여성대회 슬로건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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