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료원·대학병원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 운영
"일회용품 사용 줄일 수 있지만 바로 뒤처리 불가능"

인천투데이=김샛별 기자 | 인천의료원과 인천 소재 대학병원이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자원순환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좋다는 반응과 다회용기 사용이 번거롭다는 반응이 함께 나오고 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장례식장 모습.(사진제공 인천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장례식장 모습.(사진제공 인천시)

인하대병원과 길병원,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톨릭관동대국제성모병원은 올해 3월부터 참여한다.

이에 앞서 인천의료원은 지난해 5월부터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을 운영 중이다. 

장례식장은 일회용품 사용이 많은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음식물이 묻어 있는 일회용품은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소각한다.

장례식장 한 곳에서 발생하는 일회용품 폐기물은 연간 10톤에 이른다.

친환경 장례식장은 일회용품 대신 세척한 그릇과 접시, 컵, 수저 등 식기세트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다회용 식기는 하루에 2~3회씩 수거한다.

다만, 다회용 식기 사용이 의무는 아니다. 장례식장 관계자가 상주에게 사용을 안내하는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일회용기와 병행해 사용한다.

상주들은 다회용기를 사용했을 때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고 상차림이 깔끔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상조 직원 등은 뒤처리가 번거롭다는 고충을 호소한다.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일회용품은 쓰고 바로 버릴 수 있고 부족하면 바로 채울 수 있지만 다회용기를 사용할 경우, 방문객이 몰릴 때 식기가 부족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다회용 식기를 사용하는 것을 꺼려하는 손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상가(喪家) 10개 중 2~3개는 다회용기를 사용한다”며 “환경 보호 측면에서 사용을 권장하면 상주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다회용기는 바로 버릴 수 없고 수거할 때까지 쌓아두고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상조 회사나 장례도우미들은 번거로움을 토로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상주들은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보다 손님들을 깔끔하게 대접할 수 있어 만족한다”며 “이번 달 중으로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협의를 거쳐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12월 민간장례식장 5개와 ‘일회용품 없는 장례문화 조성 협약’을 했다.

이 협약에 부평구 근로복지공단인천병원장례식장, 남동구 남동스카이장례문화원, 계양구 새천년장례식장, 서구 온누리종합병원장례식장, 중구 예지장례식장이 참여했다.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현재 협약한 업체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워 다른 장례식장에 참여를 독려하는 중”이라며 “인천 내 민간 장례식장 33개 중 최소 3분의1 이상은 참여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장례식장.(사진제공 인천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장례식장.(사진제공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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