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철 참여예산센터 소장

최계철 참여예산센터 소장
최계철 참여예산센터 소장

인천투데이│공무원이 공무원인 이상 청렴은 선택할 수 없는 의무이다. 과거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해마다 많은 단체나 기관이 청렴을 실천하는 공직자를 선발해 포상하고 있다. 상 이름도 다산청렴봉사대상, 경인봉사상, 청백봉사상, 홍익대상, 반부패청렴대상 등 다양하다. 수상자만 청렴하고 나머지는 청렴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공직자들이 청렴한데 그 중에서도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경상북도의 유구한 도시인 김천시의 노촌기념사업회는 매년 노촌 이약동(1416~1493)님을 기리는 청백리상을 시상하고 있다고 한다. 김천시 관내의 공무원 등이 대상이지만 뜻 깊은 상이라 생각한다. 그 상을 받으면 부상으로 말채찍이 주어진다. 채찍으로 계속 자신을 다그치라는 것이 아니라 노촌의 청백정신을 기리라는 의미이다.

노촌은 육당 최남선이 조선 500년을 대표하는 인물 100인을 선정한 적이 있는데 청렴분야에 뽑힌 인물이다. 600여년 전 제주목사직을 마치고 퇴직할 때 모든 물품을 관아에 남겨두고 말을 타고 나섰는데 성문에 이르러 비로소 손에 쥐고 있는 말채찍이 관물임을 깨닫고 바위 위에 걸쳐 놓았다.

나중에 백성들이 그 바위에 채찍을 새겨 괘편암(掛鞭岩)이라 했다. 관료가 해관(解官)해 집에 돌아온 뒤 떳떳하지 못한 물건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목민심서 마지막 부분의 모델이다.

조선의 3대 청백리라면 고불 맹사성(1360~1438), 오리 이원익(1547~1634), 방촌 황희(1363~1452)를 많이 거론한다. 맹사성은 겸손과 성실, 재직 시 죽음을 각오한 직무 수행과 퇴직 후 검소한 노후를, 이원익은 임진왜란의 위기에서 보여준 충성심, 재직 시나 퇴직 후의 청빈한 삶을, 황희가 청백리인가에는 반론도 있지만 조선 최장수 재상으로서 평소 언사가 온화하고 단아했으며 사리에 어긋남이 없었다는 평가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신을 수양해 벼슬에 나가 학문적 이상을 현실정치에 구현하고 물러나서는 향촌에 머물며 자기 수양과 후학을 양성하고, 그리고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국난극복에 앞장서는 것이 곧 사대부(士大夫)의 정신이다.

사(士)는 공부하는 자이며 대부(大夫)는 관직에 진출하여 배운 바를 펼치는 것이다. 선비는 성리학을 기반으로 했던 조선시대 지식인의 대명사로 조선을 이끌었다.

인천의 청렴도는 늘 중간쯤이다. 노력은 열심히 하지만 정체돼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에 발표한 ‘2021 청렴도 평가 결과’를 보면 기초단체의 경우 군 1개와 구 2개가 2등급 정도이다.

인천시는 여전히 3등급에서 더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요 공기업도 한군데를 제외하고는 4등급에 머문다. 지방의회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시의회는 3등급이며, 기초의회도 1등급은 없다. 평가에 연연해서는 안 되겠지만 무시해서도 안 된다.

올해도 인천 공직사회의 화두는 여전히 청렴이어야 할 것이다. 원칙과 신념을 지킨 꿋꿋한 기개, 옳은 일을 위해서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던 강인한 정신력으로 상징되는 청렴한 저 선배 공직자들을 본받아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선비정신을 우리 인천의 후배 공직자들은 구현해 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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