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평화기행] 대청도 ①
대청도에선 홍어를 삭히지 않는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소나무숲 '절경'
중국서 밀려온 해양쓰레기로 '몸살'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홍어’하면 대부분 전남 흑산도를 떠올린다. 하지만 국내 최대 홍어 어획지는 흑산도가 아닌 인천 옹진군 대청도이다.

대청도 주민들은 삭힌 홍어를 먹지 않는다. 보통 생홍어회를 먹는다. 삭힌 홍어 특유의 쿰쿰한 냄새 없이 찰지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이밖에도 자연산 섭으로 만든 홍합탕, 팔랭이(간재미)회무침 등 여러 별미를 대청도에서 맛볼 수 있다.

다음은 서해 평화를 기원하는 인천시민들과 지난 11월 13~14일 1박 2일간 다녀온 대청도 기행을 정리한 두 번째 이야기다.<기자 말>

ㆍ[관련 기사] [서해5도 평화기행] 바람·파도·시간의 합작품 ‘대청도’

대청도에서 홍어를 말리고 있는 모습.
대청도에서 홍어를 말리고 있는 모습.
홍어회.
홍어회.

앞서 언급한 홍어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대청도에서 홍어는 6월~7월 중순 금어기를 제외하고 연중 180t~200t 가량 잡힌다고 한다. 이는 국내 홍어 어획량의 50%가 넘는 양이다.

대청도 어민들은 미끼를 쓰지 않고 빈 바늘만 걸린 틀을 홍어가 다니는 길목에 놓고 잡는다. 이 어법을 ‘건주낙’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흑산도가 '홍어의 원조' 알려진 것에는 여러 설이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흑산도 해역에서 홍어를 잡은 배가 목포나 영산포에 도착하니 자연 숙성됐고, 이게 맛이 좋아 ‘삭힌 홍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두번째 설은 전라도 주민들이 홍어를 잡어로 여기고 볏짚에 방치했더니 자연스레 삭혀진 게 맛이 좋아 먹기 시작했다는 설이다. 실제로 전남에선 여전히 볏짚에 홍어를 삭힌다.

그 뒤 오래 전부터 홍어 삭힌 것을 잔치상이나 차례상에 올리는 것을 도리라고 생각했고, 그 시장이 커져 지금의 흑산도 홍어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설을 차치하더라도 대청도 홍어를 자체 브랜드로 키우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대청도 주민들은 대청도 홍어를 자체 브랜드화 하기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합탕.
홍합탕.

아울러 자연산 섭으로 만든 홍합탕도 별미다. 강된장 같이 두부와 호박, 양배추 등을 넣고 자박자박 끓인 탕인데 밥 한 그릇을 금세 비웠다.

여기에 곁들여 갑오징어 볶음, 팔랭이(간재미)탕도 먹어볼 수 있는데 소주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육지에서 건너온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매바위 전망대에 올라 본 풍경.
매바위 전망대에 올라 본 풍경.

매바위 전망대에 오르면 모래울해변, 독바위해변, 서풍받이를 볼 수 있다. 모래울해변과 서풍받이로 이어지는 대청도 서쪽 해안 모습이 꼭 날개를 펼친 매와 같다. 관광객 모두가 '저게 날갠가'라면서 자신들만의 해석을 내놨다. 

옆에 대청도 주민 한명이 다시 설명해 줬는데 아무도 이해를 못했다. 결국 각자의 해석에 맡긴채 광난두 정자로 향했다.

서풍받이에서 바라본 해변.
서풍받이에서 바라본 해변.
모래울 해변 근처 소나무숲.
모래울 해변 근처 소나무숲.

광난두 정자각으로 내려와 서풍받이 구간으로 가면, 광활한 해변이 펼쳐진다. 서풍받이는 해발 80m의 거대한 수직 절벽으로, 거센 북서풍과 높은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침식지형이다.

사진을 찍고 싶다면 바다에 맞닿아 있는 소나무 숲으로 향하면 된다. 소나무 숲은 대청도 곳곳에 있다. 그중에서도 모래울해변 근처 소나무 숲에선 소위 말하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인 류석자씨가 해양쓰레기를 옮기고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인 류석자씨가 해양쓰레기를 옮기고 있다.
대청도에 쌓여있는 해양쓰레기.
대청도에 쌓여있는 해양쓰레기.

여행을 하다 보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해양쓰레기를 마주쳤을 때다. 대청도를 안내한 문화관광해설사인 류석자씨는 설명하는 내내 쓰레기를 주웠다.

류 해설사는 쓰레기 대부분이 중국에서 밀려온 쓰레기라고 했다.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 주민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관광객 모두가 쓰레기를 하나씩 줍기 시작했다.

류 해설사는 대청도 주민을 위해 '해양환경미화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시에 있는 환경미화원처럼 해변만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청도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대청도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는 생각을 하며 섬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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