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된 하나개해수욕장 드라마세트장 철거하나
안전진단 최하 E등급 수년 방치... 주민 민원 지속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드라마 촬영 세트장이 흉물로 방치돼 주민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중구는 철거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무의도 주민들은 세트장이 지역 명소인 만큼 보존하고 활용 계획을 세우길 바라고 있다.

인천 중구 무의도 천국의 계단 촬영지.(사진제공 인천 중구)

5일 인천 중구는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인근 드라마세트장 철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세트장은 2000년대 초반 지어졌다. SBS가 2003년∼2004년 방영한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2007년 '칼잡이 오수정'을 촬영한 곳이다. 총 12억여원을 투입했으며, 메인동·부속동·정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해수욕장 인근에 드라마 촬영지를 알리는 표지판을 세워 관광객들을 상대로 홍보하고 있지만, 사실상 방치돼 있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20년 가까이 되면서 관광수요도 거의 없는 셈이다.

중구가 지난 2017년 6월 진행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메인동과 부속동이 각각 E(불량)·B(양호) 등급을 받았다. B등급은 내구성을 위해 보수·정비가 필요한 상태다. E등급은 건물 사용을 즉시 금지하고 보강·개축해야 하는 상태다.

이에 지난 2018년 중구는 핵심 건물은 철거하고 부속동은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건물 출입구를 막고 안전사고에 대비해 주변 통행로를 보수했을 뿐 철거 또는 활용 계획은 아직 없다.

드라마세트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주민들은 민원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천시가 ‘찾아가는 시청’으로 무의도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수면 위로 올랐다.

무의도에서 주민 의견을 청취한 조택상 시 정무부시장은 "세트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합리적인 활용계획을 세우거나, 흉물로 남은 세트장을 철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지난 2016년 하나개해수욕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지역이 생태1급 자연보존지역이라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좌절됐다”며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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