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영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 단장

인수영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 단장
인수영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 단장

인천투데이│영훈(가명)이는 초등학교 4학년인데 학습 자신감이 부족하고 말과 행동이 느려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싫어하고 오해한다고 생각하며 일상생활에 스트레스가 많은 아동이었다.

평소 영훈이를 지도할 때 어려움을 느끼던 지역아동센터 교사는 부모님과 상의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복권기금으로 진행하는 ‘경계선 지능 느린 학습 아동의 사회적응력 향상을 위한 지원 및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영훈이가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경계선 지능은 일반적으로 지능지수가 71~84 사이에 해당하고 전 인구의 13.6% 정도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계선 지능 아동의 대다수는 영유아기, 학령전기에는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 기억력, 신체 활동 능력 등에서 특징을 보이지 않는다.학령기에 접어들면서 추상적인 사고, 수집된 정보의 일반화, 문제 해결과 계획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학습적인 면에서는 읽기·쓰기·셈하기에서 차이를 보이기 쉬우며 사회적으로 미성숙해 문제 행동을 많이 하고 주의 집중에 문제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와 교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적 특징으로는 경계선 아동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아동에게 다른 아동들과 같은 기대를 하게 되고 아동이 겪는 문제를 개인의 성격 차이로 판단해 생활 습관과 방식의 변화를 강요하는 형태로 아동을 지도하게 된다.

이렇게 충분한 정서적 지지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또는 품행 장애 등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따라서 경계선 지능 아동의 조기 발견, 조기 개입을 하지 않으면 이들의 능력은 더 제한될수 있다. 그래서 아동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지원은 너무나 중요하다.

영훈이를 처음 만난 파견전문가 교사는 영훈이의 행동 습관과 활동하는 모습, 심리 상태 등을 유심히 살펴봤고 학습보다는 심리 정서적 지원에 집중했다. 말과 행동이 느리다는 것은 ‘영훈이가 침착하고 생각이 깊어서 그런 것’이라고 지지해주고 일대일 활동을 늘려 다른 아동과 활동 속도가 비교되지 않게 지도했다. 교사는 영훈이의 속도에 맞춰 학습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교구와 교재를 활용해 학습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지금 영훈이는 파견전문가와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아니라 학습에 대한 집중력과 자신감이 눈에 띄게 향상돼 지역아동센터 교사도 영훈이의 변화에 놀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나답게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의 특성과 욕구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영훈이에게 맞춘 학습 계획과 학습 교재, 학습 방법,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 그리고 영훈이를 기다리고 격려하는 교사 등이다.

영훈이에게 다른 아동들과 같은 학습교재와 방식으로 학습지도를 했다면 아마도 영훈이는 또 다른 실패의 경험을 했을 것이다.

2016년 이후 서울시를 중심으로 조례 제정, 느린 학습자를 위한 시끄러운 도서관 시범사업, 예술대안학교 운영, 독서 멘토링사업 등 다양한 시도와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나마 초등학생 중심이고 일반 아동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중·고등학생 지원 체계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경계선 지능 아동의 성공적 사회 생활을 위해 연속적 지원 체계 구축과 아동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지원으로 모든 아동이 사회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꿈꿔 본다.

*경계선 지능 아동의 사회적응력 향상을 위해 지역아동센터 40개소에 인지학습 및 정서·사회적응력 프로그램을 지도할 파견전문가를 파견하고 경계선 아동 지원 네트워크 구축하기 위한 사업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복권기금 진행 사업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