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서해남북평화도로와 동서평화도로의 마중물에 해당하는 영종도~강화도 구간 도로를 국도 48호선 지선으로 지정하기 위해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다. 국도 지정과 함께 철도망 계획을 같이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해남북평화도로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1호 공약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남측 영종도에서 강화도를 거쳐 북측 개성과 해주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도로는 또 강화군에서 동쪽으로 분기해 경기도 김포와 파주, 강원도 철원과 화천 등을 거쳐 동해 고성까지 잇는 동서평화도로와도 연결된다. 문재인 정부가 구상했던 환황해경제벨트와 DMZ(비무장지대)평화경제벨트의 핵심 물류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평화도로는 3단계로 계획돼 있다. 1단계는 영종도∼강화·교동도 18.0㎞, 2단계 강화∼개성공단 45.7㎞, 3단계 강화∼해주 16.7㎞ 등 총 80.4㎞ 규모다. 총 사업비는 2조4322억원으로 추산한다.

인천시는 이중 지난 4일 중구 영종도에서 옹진군 북도면 신도까지 잇는 1-1단계 사업을 착공했다. 총연장 4.1㎞에 2차로 교량(신도대교)과 접속도로를 설치하는 계획으로 2025년 말 완공 예정이다.

1-1단계는 행정안전부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2011~2030년)’에 반영된 사업으로 정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는 1-1단계 정부 재정사업 확정 후 1-2단계와 2단계에 일부에 해당하는 옹진군 신도~강화 내륙(동서평화도로와 교동 방향 분기점) 구간 35.5km 역시 정부 재정사업으로 진행하기 위해 영종도~강화도 연결 사업을 국도 48호선 지선으로 지정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두 차례 고배를 마셨다. 시는 우선 지난 4월 국토부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2021~2030)’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누락됐다. 그 뒤 시는 하위 계획인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할 것을 국토부에 요청했으나 이 또한 탈락했다.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은 10년 단위 최상위 계획인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의 하위 계획으로 5년 마다 수립하게 돼 있다. 시는 영종도~강화도 구간을 2026년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심의는 정부가 2023년께 진행할 예정이다.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심의 당시 국토부 내부 심사는 통과했으나 기획재정부 협의과정에서 경제성 등을 이유로 탈락했다.

도서지역 국도 지선 연결 사업은 사례가 없는 게 아니다. 정부는 이미 전남 목포에서 신안군 여러 섬을 연결하는 교량사업을 국도 77호선 지선 사업으로 건설했다. 영종도~강화도 연결이 오히려 신안군 각 섬을 목포시와 연결한 이른바 천사(1004)대교 사업보다 더 경제성이 높기 마련이다.

나아가 인천시가 영종도~강화도 도로를 국도 48호선 지선으로 지정하는 계획을 수립하면서 놓치지 말아야할 게 있다. 바로 영종도와 강화도의 철도망 계획이다. 이 철도는 향후 남북평화철도, 한반도 종단 고속철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노선이다.

남측이 경부선 고속철도와 호남선 고속철도를 건설할 때 기존철도를 이용하지 않고 새롭게 부설했다. 우선 고속철도는 직선구간이어야 하기에 새로 부설했다. 두 번째는 토지 보상비와 건설비 등으로 새로 건설하는 게 건설비가 덜 들었기 때문이다.

북측도 마찬가지다. 남북고속철도를 연결할 경우 북측의 기존 철도를 개량하는 것보다 새로 건설하는 게 더 경제성이 높다.

아울러 국내 물류 전문가들은 남북철도의 경우 수도권을 관통하는 것 보다 인천, 강화 등 서쪽으로 우회해 연결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 북한 인구의 약 70%가 서쪽에 분포한다. 주요 도시와 산업기반이 서해안 쪽에 집중 돼 있는 것도 남북철도 연결 시 중요하게 고려할 사안이다.

그래서다. 영종도~강화도 남북평화도로 국도 48호선 지정 계획과 더불어 영종도~강화~개성, 해주를 잇는 남북평화철도망 구축 계획을 같이 준비해야 한다.

지난 5일 착공한 남북평화도로 1-1단계 구간도 비록 2차선으로 착공을 했을지라도 향후 4차선 도로계획과 복선 철도를 염두에 두고 공사를 해야 한다. 향후 1-2단계와 2단계 설계 시 4차선 계획과 복선 철도 계획을 나란히 반영해, 남북관계 개선 시 도로와 철도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게 준비를 해줘야 한다.

인천국제공항은 남측과 북측 모두의 한반도 관문이다. 인천공항에서 개성과 해주, 평양, 원산 등을 철도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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