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인근 돼지축사, 최근 악취 민원 급증···“개선해야”
서구, 무허가 4개동 ‘철거’ 행정지도···“악취 개선 노력 중”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인천 서구 오류왕길동에 속한 오류지구 주민들이 인근 돼지 축사의 악취 개선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류지구 아파트 주민들은 야간에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악취 피해가 심각해 개선이 필요하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돼지 축사를 운영 중인 농장은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부터 축사를 운영했고 많은 비용을 부담해 일정시간별로 냄새제거제를 뿌리고 있는데 억울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인천 서구 오류지구연합회가 인근 돼지 축사 악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 서구 오류지구연합회가 인근 돼지 축사 악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류지구연합회(회장 백진기)는 오류지구 인근의 돼지 축사 악취로 많은 주민이 고통 속에 지내고 있어 개선을 촉구하는 주민 서명을 지난 5일부터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많은 민원과 신고를 해도 악취가 전혀 나아지지 않아 해당 농장의 축산 오폐수가 적법한 과정으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농장 주인의 말처럼 아파트 보다 농장이 먼저 설치된 것은 사실이지만, 농장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오폐수를 처리하고 주의에 피해를 주는 것은 먼저 설치된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오류지구 내 아파트 7개 단지 주민 서명을 받아 서구와 지역구 국회의원인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을) 의원실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적법한 처리 과정을 거쳐 더 이상 악취가 발생하지 않게 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고 당연한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진기 회장은 “낮에는 냄세제거제가 뿌려져 모르겠지만 야간에는 아파트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심하다”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농장 축사 7개 동 중 4개 동은 가축 분뇨 배출시설 설치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시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는 해당 농장에 철거 행정지도를 한 상황이며 조만간 행정처분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서구 생태하천과 관계자는 “오래 전 무허가 시설로 지어진 것은 맞지만, 정부의 무허가 축사 적법화 이행기간이 지난달 30일까지라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며 “해당 농장도 타이머를 설치해 일정시간 냄새제거제를 뿌리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데 시설 노후화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악취 측정을 해서 기준치를 넘긴 적은 없다”며 “주인도 농장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돼지를 팔고 싶어도 돼지열병 등으로 지역 이동이 안돼 이 마저도 싶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구의회 민주당 강남규(오류왕길, 연희, 검암경서) 의원은 “오류왕길동에는 수도권매립지와 하수처리장, 공장 등 다양한 악취 발생 시설들이 있는데다 돼지농장까지 있어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감내해야하는 상황”이라며 “구가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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