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부영 인천여성회 사무처장(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류부영 인천여성회 사무처장
류부영 인천여성회 사무처장

인천투데이│‘202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2020년 12월 8일 통계청 배포)’에 따르면, 2019년 1인 가구는 614만8000 가구로 전체 가구 중 30.2%를 차지한다.

가구의 형태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1인 가구가 됐고, 20대가 1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은 30대가 16.8%를 차지한다. 이중 여성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20대가 17.2%로 가장 높다.

이렇게 여성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해결할 과제 중 하나는 주거지역에서 벌어지는 범죄의 위험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17년 펴낸 ‘1인 가구의 범죄피해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 청년 1인 가구’는 남성에 비해 범죄 피해를 볼 가능성이 2.3배 높았다. 특히 주거침입 피해를 당할 가능성은 무려 11.2배나 높았다.

집은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이자 요즘 같은 때에는 재택 업무가 늘어나면서 일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는데, 혼자 사는 여성의 경우 집에서 얼마나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한 질문에 ‘불안하다’고 대답한 여성은 35.4%로, 남성 27% 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주거 등에서 벌어지는 강도·강간 등 강력범죄의 불안이 높다고 할 수 있는데, 경비원이나 방범시설 등 보안시설이 갖춰진 아파트 등에서 거주하기 보다는 주택이나 원룸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 청년의 경우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지자체별로 여성 1인 가구 안전을 위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관문 이중잠금장치, 휴대용 긴급벨, 창문 잠금장치, 스마트 안전센서 등으로 구성된 여성 1인 가구 ‘범죄예방 안심홈세트’ 지원을 확대했다.

서울 강남구는 무선 폐쇄회로(CC)TV와 설치와 위급상황 시 보안전문기업 ‘ADT캡스’가 출동하게 했으며, 경기도 양주시는 국내 최초로 IoT(사물인터넷)을 활용한 ‘1인 여성가구 범죄예방 플랫홈’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인천에서도 동구가 인천지역 최초로 ‘여성 안심홈세트’ 지원사업을 지난해 7월 말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과 사업만으로 문제의 근본 해결은 어렵다.

여성 대상 폭력과 범죄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성차별적 사회구조와 권력 관계이며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할 지점이다.

UN은 여성에 대한 폭력은 남녀 간 불평등한 힘의 관계에서 발생해 여성의 종속적 지위를 고착시키고 여성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젠더 기반 폭력(Gender Based Violence)라고 했다.

이러한 젠더기반 폭력 중 근래에 데이트 폭력, 스토킹 범죄 등이 늘어나고 이런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주거형태에 살고 있는 여성 1인 가구는 젠더 기반 폭력으로부터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인천에서 1인 가구 여성의 안전을 위한 물품 지원과 같은 사업 외에도 젠더 기반 폭력 예방을 위한 성인식 개선 사업이 적극적으로 시행되지 않으면, 여성 1인 가구 범죄와 당사자들의 심적 불안과 고통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안심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사회 구성원에 여성 1인 가구인 시민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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