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민원종합평가 21위→13위 껑충... 병무청, 1위까지
평가 종료 앞두고 셀프민원 집중... 인천세관 20점 이상 왜곡
병무청, 간담회 등으로 셀프 민원 평가 조작 지시 직원 압박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본부세관과 인천병무지청이 직원들을 동원한 조직적인 셀프 민원으로 국민신문고 민원만족도 점수를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관세청은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순위가 21위에서 13위로 뛰었고, 병무청은 민원종합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인천본부세관 전경.
인천본부세관 전경.

감사원은 지난 26일 ‘국민신문고 민원만족도 평가 운영 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감사는 지난 2019년 병무청 등 정부 기관 직원들이 행정안전부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민원만족도를 왜곡하는 정황을 포착한 뒤 이뤄졌다.

감사원은 관세청 본청과 민원 처리 건수가 많은 인천·서울세관을 대상으로 2017년도 국민신문고 민원처리 실태를 표본조사했다. 그 결과 인천세관·서울세관·관세청 통관지원국 소속 직원들이 본인 명의 또는 차명으로 민원을 제출하고 민원만족도를 최고등급(매우 만족)으로 평가한 사실을 적발했다

특히 인천세관은 2017년 5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셀프민원 280건을 제기해 민원만족도 점수를 20점 이상 왜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이 접수 처리한 민원만족도 최고점수(매우 만족) 건수 모두 850건으로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종료일 9월 30일 직전 3개월간 65%(553건)로 집중됐다. 인천세관은 최고점수 335건 중 262건(78%)이 이 기간에 몰렸다.

셀프 민원 360여건 중 인천본부세관이 280건 이상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셀프민원을 제기한 인천세관 부서는 6개로 특송통관국·휴대품통관국·수출입통관국·심사국·조사국·감시국·세관운영과 등이다.

인천세관 세관운영과 A씨는 인천세관에 접수된 국민신문고 민원 730건 중 450건에 대해선 별도로 접수 보고했다. 그러나 자신이 셀프민원으로 관리한 280건은 별도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 인천세관 민원만족도는 20점 이상 높아졌다.

본청 셀프민원은 60건 이상, 서울본부세관은 22건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최소 21위(72점) 이하로 평가됐어야 했으나 13위(82.9점)로 평가받았다.

서울세관은 세관운영과에서 22건의 셀프민원을, 본청 통관지원국은 60건 이상의 셀프민원으로 만족도 점수를 각 7점·5점 이상 왜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관세청 직원들이 직접 민원을 제출하고 만족도를 높여 평가가 왜곡되는 일이 없게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병무청, 만족도 부풀려 1위하기도... 대통령 표창 취소

감사원은 또한 병무청이 같은 수법으로 2017~2019년 민원만족도 점수를 부풀린 사실을 적발했다.

병무청은 2017년 평가순위 3위, 2018년과 2019년 1위에 부당하게 선정됐으며, 2018년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인천병무지청은 ‘매우 만족’을 기록한 민원 건수가 2017년 106건에서 2018년 189건까지 높아졌다.

또한 2018년 9월 민원서비스 종합평가를 한두달 앞둔 시점에 직원간담회를 진행하며 셀프민원 제출을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민원만족도 점수는 간담회 이전 81.1점에서 86.2점으로 올랐다.

감사원은 병무청이 부당한 방법으로 받은 2018년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기관 대통령 표창과 포상금을 취소·환수할 수 있게 행정안전부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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