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희 인천여성회 회장

신선희 인천여성회 회장
신선희 인천여성회 회장

인천투데이│영화 ‘김복동’을 다시 봤다. 굴곡진 역사 앞에 자신을 드러내며 자신이 증거이며 증인이라고 이야기했던 김복동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라고 신고하기 전 할머니의 언니와 의논했을 때 언니는 조카들도 있으니 제발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밝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을지, 그 고뇌의 깊이를 가름하기도 죄송스럽다.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내기 위해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유럽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많은 증언 활동을 했다. 큰 강당에 많은 사람들이 꽉차있고 할머니는 무대에서 마이크를 들고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장면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알려내기 위해 매번 아픈 기억을 되새김질했을 할머니가 그려지고 가슴이 먹먹하며 아려왔다. 본인의 이야기를 집중하며 듣는 청중을 위해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그렇게 쏟아내고 나서는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짐작하기도 어렵다.

영화에서 할머니에게 “왜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세요”라고 물으니 “앞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이 봉변을 받지 않으려면 본인이 알려내고 활동해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본인의 삶으로 보여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넘어 인권활동가, 평화활동가로 살아온 할머니. 자신의 삶 앞에 치열하게 살았던 할머니를 마주하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부터 27년간 일본의 사죄를 받기위해 9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에도 세계를 돌며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고 투쟁했다. 자신의 삶 앞에 치열하게 살았던 여성 김복동 할머니.

올해 하버드법대 램지어 미쓰비시 일본법 교수의 논문을 비롯해 일본군 성노예제 역사를 부정하고, 지난 30년 간 이어진 피해자들의 정의를 위한 외침과 운동을 외면하며, UN 등 국제사회에서 확인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백래시들이 이어지고 있다.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1년 대한민국 최초로 김학순 할머니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실명으로 공개 증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낸 날이다.

우리가 기억해야할 이름들의 의미와 역사성을 잊지 않으며 각자가 있는 그곳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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