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인천청년광장 대표

이정은 청년광장 회원
이정은 청년광장 회원

인천투데이│최근 한반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연일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다. 한 낮의 기온은 매일 35도 이상을, 밤에도 열대야(밤 기온 25도 이상~30도 미만), 초열대야(밤 기온 30도 이상)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이상기후’이다.

굳이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이미 온 몸으로 이상기후를 느끼고 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와 습도, 한 낮에 갑자기 쏟아지다 그치는 비, 에어컨이 없으면 잠을 이룰 수 없는 밤. 그런데 이 이상기후는 한반도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난 6~7월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선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로 200여 명이 사망했다. 눈의 도시 모스크바는 34.8도의 폭염을 기록했고, 시베리아에서는 고온건조해진 날씨 탓에 산불이 발생해 산림의 1000㎢가 없어졌다.

미국과 이라크는 50도 이상의 폭염을 경험했고, 중국은 폭우로 72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북극곰을 걱정하던 지구 온난화는, 오늘을 살아가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재앙’이 됐다.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기후재앙의 원인은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위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온실가스 발생량은 인류가 엄청난 문명의 발전을 이뤘던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산업과 유통의 발달은 인류에게 편리한 생활을 줬지만 지구에게는 재앙이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발전한 산업은 무제한적인 온실가스를 발생시켰고, 지구의 온도는 계속해서 높아졌다. 높아진 지구의 온도는 남극과 북극의 빙하를 녹였고, 해수면의 상승과 이상기온은 인류의 멸종을 걱정해야할 수준에 이르렀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세계 각국은 2016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지구적 합의안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선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2도 아래에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파리협약에 가입한 국가들은 국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파리협약의 가입국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힘 쓸 것을 약속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파리기후협정 등 각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의 계획으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보다 아래로 유지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으며 더욱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세계 시민들은 기후위기 대응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청소년들은 등교거부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8월 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에코정치, 기후정의’ 공약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최소 50% 감축’ 등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에서 발표했던 기후위기 정책 중 가장 강력한 안이다. 하지만 그 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없다. 또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방법이 필요하다.

일회용품 줄이기, 에너지 낭비하지 않기, 채식하지 않기 등의 크고 작은 일상의 실천과 더불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지 않으면, 우리가 이 기후위기를 멈추지 않으면, ‘역대급 더위’라 불리던 올해 여름은 우리가 맞이할 여름 중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며 더 많은 생명체들이, 어쩌면 인류까지도 멸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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