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권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충권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충권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천투데이│인천시는 인구 300만명에 이르는 대도시임에도, 광범위한 복지사각지대, 돌봄서비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과 비효율적 운영·관리 등 문제들이 오랫동안 지적됐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돌봄서비스 제공 방식의 변화에 따른 시설기관의 서비스 전달체계, 시설·장비와 인력의 변화가 예상되며 이에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느 한두 정책이나 프로그램으로 이러한 난제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주체 간 수평적 연대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중심 돌봄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부문에서 가장 큰 정책적 변화로 주민의 실제 생활권과 밀착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돌봄 기능 강화를 들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다함께돌봄’ 등 사업들의 추진 양상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당사자의 보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지역사회 주거기반 서비스의 확대와 함께 파편화된 돌봄서비스를 연계하며 조정할 수 있는 지역사회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 기반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여건을 반영할 수 있는 의사소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중앙정부-광역정부-지방정부-읍·면·동으로 이어지는 공공정책과 돌봄서비스 전달체계뿐만 아니라 민간 기관, 시민사회단체, 주민까지 모두 포함하는 참여 주체의 다양성을 토대로 정책 추진의 수정·보완이 가능한 민주적 의사결정구조와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역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설, 기관 등과 같은 유형적 자원뿐만 아니라 지역 내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회적 자본, 시민력 등 무형의 자원들도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지역사회에서 자율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돌봄서비스를 생산·제공하고 소비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의 능동성과 적극성, 상호 연계와 협력을 통해 형성될 수 있다.

요컨대 지역사회 기반 돌봄서비스의 핵심 가치는 단순히 공간적·물리적 환경 하에서 지역 문제 개선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 다양한 주체들 간의 민관협력을 중심으로 의제를 발굴하고 운영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에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정부주도·관주도의 하향식 발전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상향식 발전은 외부요인에 의한 성장 매커니즘보다는 다자간 협의를 통해 합의된 사회적 목표와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발전을 꾀하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둔다.

다만, 상향식 발전에 기반한 지역사회 돌봄서비스가 자칫 공공성을 약화하는 것으로 오해되거나 지역의 이익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선 안될 일이다.

따라서 지역사회 중심 복지 지향점이 지역주민들의 협동 노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볼 때, 결국 지역사회 중심 돌봄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다양한 주체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해 수평적 조직 구조와 의사 소통, 공공성, 호혜와 협력, 나눔과 배려 등을 포괄하는 공동체성 실현이 전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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