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민주노총 인천본부 정책국장

이진숙 민주노총인천본부 정책국장
이진숙 민주노총인천본부 정책국장

인천투데이│올해로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가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민주노총은 길게는 일제 강점기 한국의 산업화가 시작되던 시기에 태동한 노동운동을, 짧게는 ‘노동자의 인간선언’이라 할 수 있는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운동의 뿌리와 기원으로 삼고 있다. 

조직의 측면에서는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며 설립된 민주노조들의 연합체부터 역사가 시작된다.

인천에선 87년 노동자대투쟁을 거치며 설립된 제조업 중소사업장의 민주노조들이 주축이 돼 1988년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를 건설했다. 이를 전후로 운수노동자, 보건의료노동자, 교사노동자, 사무직노동자, 제조업 대공장 등 다양한 업종과 부문에서 노동조합과 연합조직이 탄생했다.

1996년 창립한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이러한 많은 업종과 부문의 노조들이 ‘민주노조 총단결’의 기치 아래 결집한 인천지역 민주노조의 결사조직인 것이다.

지난 25년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적으로는 창립 당시 6000명 수준이던 조합원이 2021년 현재 5만명 규모로 성장했다. 인천지역 임금노동자 수는 약 40만명에서 130만명 규모로 확대됐다.

물론 노동자의 확대는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 인천이라는 도시의 변화와 성장과 동반하여 진행된 일이다. 이에 더해 정규직·비정규직·직접고용·간접고용·특수고용·플랫폼노동 등 고용형태의 다변화·임금·노동조건 등 격차의 확대 등 노동자 집단 내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조합의 조직구성으로도 이어져 현재 민주노총 인천본부에 소속된 5만명의 조합원 중 약 40%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최근 인천시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에서 노동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의 하나라 하겠다.

따라서 민주노총 인천본부 25년 역사 안에는 조직의 성장과 변화, 투쟁만 담겨있지 않다. 인천의 산업과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 지본의 노조 탄압・관리전략이라는 조건과 환경의 변화, 이에 대해 노동운동은 어떻게 대응하고 개입해야 할지에 대한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고민과 투쟁, 이 모든 것들이 25년 역사 안에 담겨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여러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5년의 역사를 정리하는 25년사(史) 발간사업, 조합원들과 함께 선배 노동자들이 만들어온 노동운동의 역사를 공유하고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사업, 이후 노동운동의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사업 등을 올해와 내년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과거를 기록하고 기념하는 의미는 결국 그를 딛고 나아가 현재의 좌표를 올바로 세우는 것에 있다.

코로나19 이후 노동의 변화와 노동운동의 역할, 노조 조직률 8% 수준인 인천에서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역할과 과제, 여전히 자본의 노조 혐오가 만연한 현실에서 노조의 투쟁전략, 5만 조합원의 단결과 연대의 실현 과제, 인천시 노동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한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지역 개입전략, 이 질문들의 답을 만드는 것이 민주노총 인천본부 25년 역사를 기념하는 현재적 의미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