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희 지음, 솔 출판사, 1만4000원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주인을 살해해 법정에 선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인간의 법정'이 발간됐다.

'인간의 법정'은 2018년 추리 소설 '리셋'으로 주목받은 변호사이자 영화제작자인 조광희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인간의 법정.(사진제공 솔 출판사)
인간의 법정.(사진제공 솔 출판사)

인공언어 개발자 시로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를 만들어주는 회사를 알게 된다. 자신과 잘 맞는 동료를 만나고 싶다는 시로는 막상 자신과 동일하게 제작된 아오를 만나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아오는 대화가 잘 통하지만 시로와 깊은 교감은 되지 않는다. 시로는 이러한 오류의 원인이 인공지능에 결핍돼 있는 ‘의식’ 때문임을 알게된다.

그래서 시로는 아오에게 인간에게는 존재하지만, 인공지능에는 없는 의식을 심어준다. 아오는 주인에게 복종하게 되어 있는 알고리즘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알고리즘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안드로이드가 주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법정 다툼으로 번진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인간의 선택에 의해 의식을 갖게 된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 모습은 역설적이다. 아오의 살인은 안드로이드가 하나의 생명이자 권리를 논쟁하는 도화선이 된다.

아오를 변호하는 변호사 윤표는 스위스 헌법 중 ‘피조물의 존엄’ 조항에 착안한 가상의 헌법 조항인 “인간·동물·식물을 포괄하는 모든 생명체의 완전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안전과 자유를 존중하며, 종의 다양성을 보호한다”라는 구절을 인용해 인간 위주로 규정되어 있던 사회적 상식과 도덕윤리의 재정의를 촉구한다.

작가는 아오를 활용해 ‘인간적인 것’이라는 경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명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방민호 문화평론가는 “심오한 인간학적 문제를 미래 법정이라는 공간 속에서 탐구하며, 고전적 질문을 새로운 방식으로 던졌다. 독특한 스타일의 문체미까지 실현한 소설이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솔 출판사에서 출판됐으며 가격은 1만4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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