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읍뱃터 인근 호텔서 격리 중
인천시, 권한 없어 발만 ‘동동’
감염병전문병원 필요성 ‘재부각’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인도 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부가 인도 교민을 위한 부정기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시키고 있다. 귀국한 교민들은 인천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마련된 로얄엠포리움호텔에서 격리 중이다. 영종 주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11일 인천시 관계자는 “인도 교민들이 귀국하고 있으며, 자택격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자택격리가 불가능한 경우 영종도에 마련된 시설에서 격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영종도 로얄엠포리움호텔. 
인천 영종도 로얄엠포리움호텔. 

영종도는 이미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가 로얄엠포리움호텔을 해외입국자 격리시설로 지정하며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격렬한 반대로 홍역을 치렀다.

격리자 무단이탈 등 문제가 발생하며 같은해 8월 격리시설 지정을 해제했으나, 10월 대안을 찾지 못한 보건복지부가 로얄엠포리움호텔을 재차 격리시설로 지정했다.

지난 9일 입국자 시설 입소를 앞두고 주민들이 버스와 트럭 등을 동원해 호텔 길목을 막았지만, 경찰의 보호를 받고 모두 시설에 입소를 완료했다.

보건복지부는 인도 내 갑작스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민 안전을 위해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난감할뿐이다. 감염병 관련 격리시설 지정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있기 때문이다.

시가 반대를 하더라도 시설 지정을 막을 순 없다. 이번에도 시는 보건복지부 등에 사전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인천은 국제 공항과 항만을 보유한 관문도시다. 이렇다보니 국내 격리 시설 중 인천이 가장 많은 격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 뒤 “이번 경우도 상황이 급박하다고 하지만 인천시와 논의 없이 추진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이 때문에 지역 내에선 인천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에 대한 요구가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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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지난해 2월 감염병 전문병원 권역선정위원회를 열어 대구경북권을 차기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후보지로 결정했다.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 후 정부가 발표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에도 없던 대구경북권을 감염병전문병원 후보지로 결정해 논란이 일었다.

이 보고서는 인천이 지자체로는 유일하게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한 권역이라고 명시했다. 공항과 항만을 보유하고 있는 관문도시라는 게 이유다. 그러나 정작 후보지에선 제외됐다.

이를 두고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정부는 인천시와 시민이 감염병 전문병원을 요구할 땐 듣지도 않더니, 본인들이 필요할 땐 인천시와 협의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인천시는 물론 시민들은 정부의 이 같은 독단 행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갑작스런 상황에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한다고 하지만, 인천시민이 원하는 것은 감염병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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