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예매 가능···23일까지 30개국 58편 상영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이주와 난민 등을 주제로 한 디아스포라영화제가 9회 차 문을 연다.

디아스포라영화제 사무국은 이달 21일부터 23일까지 ‘CGV 인천연수’에서 9회 디아스포라영화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과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도, 자신의 문화를 지켜온 유대인의 삶을 지칭하는 말이다. 분산과 이산, 또는 동일한 것이 흩어진다는 의미로 쓰인다. 디아스포라영화제는 난민·추방·실향·이민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 문제와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상영한다.

사무국은 인천이 문호를 개방한 이래 이주와 이민지의 중심지였고, 1902년 한국 최초 이민선이 인천항에서 하와이로 떠난 후 100여 년이 지난 현재도 많은 사람이 항구와 공항을 통해 떠나며 들어오는 도시라 영화제 개최지로 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9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 '침묵의 목소리'.
9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 '침묵의 목소리'.

21일 오후 7시 30분에 상영하는 개막작은 최근 성소수자를 향한 핍박으로 성소수자 난민이 많이 발생하는 상황을 반영한 작품으로 선정했다. 러시아 체첸 공화국의 폭력을 피해 벨기에로 탈출한 성소수자 난민의 현실을 담은 레카 발레릭 감독의 ‘침묵의 목소리’이다.

23일 오후 6시 상영하는 폐막작은 3일 간 관객투표를 통해 한국 디아스포라 소재 단편영화 중 두 작품을 뽑아 폐막작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관객투표를 통해 선정된 두 작품에는 관객상 시상, 폐막작 선정과 1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는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올해 특별히 신설한 상으로. 코로나19로 어려운 영화계에 젊은 영화인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의미를 담아 준비했다.

매년 디아스포라의 목소리를 깊이 있게 담아낸 작품들로 관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아온 상영 프로그램은 전 세계 30개국 작품 58편으로 구성됐다.

디아스포라영화제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디아스포라의 눈(Diaspora’s Eye)’ 섹션에선 객원 프로그래머로 밴드 ‘새소년’의 프론트퍼슨 황소윤과 영화기자 이은선, 래퍼 슬릭과 변호사 박한희를 초청해 함께 한다.

올해 ‘성소수자 난민’에 포커스를 맞춘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Diaspora in Focus)’ 섹션과 다른 섹션들 역시 현대사회의 다양한 디아스포라를 조명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다양한 시각으로 디아스포라를 바라보는 작품으로 공존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디아스포라의 삶을 함께 성찰하고자 한다.

전체 58편의 상영작 중 ‘림보’, ‘안녕 아모르’ 등을 비롯한 18편 작품이 디아스포라영화제를 통해 한국에서 최초 공개된다.

스코틀랜드의 난민 수용소를 배경으로 선주민과 이주민, 이주민과 이주민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 ‘림보’, 44년 전 미국으로 입양된 김명희의 삶을 통해 고향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 ‘집에서, 집으로’를 만나 볼 수 있다.

혐오와 차별 속에서 트랜스남성의 역사를 발굴해 다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가장 특별한 남자’, 난민 문제에 대해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처해 있는 딜레마를 짚어내고 질문을 던지는 ‘어떤 영향력’ 등 코로나19 속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찾아온 18편의 신작을 9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9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상영작 '림보'.
9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상영작 '림보'.

올해로 아홉 번째인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상영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변화를 꾀했다. 우선 기존 ‘디아스포라 월드와이드’와 ‘코리안 디아스포라’로 제작 국가를 기준으로 나뉘어 있던 상영 섹션을 ‘디아스포라 장편’과 ‘디아스포라 단편’으로 재정비했다.

디아스포라의 범주가 확장되는 시대에 맞춰 상영 섹션의 분류를 국가가 아닌 포맷으로 분류해 디아스포라영화제의 기조를 더욱 견고히 한 것이다. 또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일환으로 온라인 영화 상영 플랫폼 ‘퍼플레이’와 함께 온라인 상영관을 구축했다.

온라인 상영관은 영화제 기간과 동일하게 운영되며, 단편작 위주로 총 18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DIAFF 코베아 영화관이 환대의 광장에서 열린다. 공식 협찬사 코베아와 함께하는 텐트 영화관에선 ‘디아스포라와 환경’이라는 주제로 7편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상영작 사전 예매는 이달 17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9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상영작과 예매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www.diaff.org)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상영관 방역과 관람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체계적이고 안전한 방역 시스템을 준비했다. ▲영화제 기간 단축 ▲영화 관람 사전 예매로 진행 ▲모든 출입구 발열 체크와 손 소독 ▲상영관 관객 수 50% 제한 ▲온라인 상영 일부 진행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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