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의재 인천 한국화가
"이것은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가?"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먹(薁)은 다색(多色)을 흡수해 소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생하기도 한다”

1958년생 이의재 인천 초대작가(63세)는 한국화의 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강화도 출신으로 40년 간 인천에서 한국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먹과 여백으로 무한한 사유를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눈에 띄는 화려함은 없지만 깊고 긴 울림을 남긴다. 다음은 이의재 작가와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편집자 주>

랑원 이의재 작가(63세).
랑원 이의재 작가(63세).

랑원 이의재 작가는 1978년부터 그림을 시작했다. 청각장애인인 고 최연갑 선생에게 사사했다. 그는 최연갑 선생에게 수화와 그림을 배우며 한국화의 즐거움에 빠졌다.

“친구 추천으로 최연갑 선생님을 찾아갔다. 선생님께 배우려면 수화는 필수였다. 수화와 그림을 같이 배웠다”

“선생님은 먹을 잘 다루시고 특히 동물화를 잘 그리셨는데, 창경원에서 동물을 스케치해서 선생님께 가져가면 붓을 들더니 그냥 그어버리셨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혼내시지도 않고 묵묵히 나를 가르쳤다. 옆에서 배우며 한국화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다”

“서양화와 달리 한국화는 간결한 선으로 작가의 정신을 표현해야한다. 한국화에서 먹은 서양화에서 검은색과 다르다”

“먹은 역설적으로 모든 색을 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먹을 우주의 깊은 공간이라고 표현한다”

'이뭣고' 꿈틀거림(72x91cm)(사진제공 이의재작가)
'이뭣고' 꿈틀거림(72x91cm)(사진제공 이의재작가)

이의재 작가는 인천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표현했다. 인천으로 올라와 뿌리내린 그는 인천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978년 상경했다가 1980년 고향 인천에 다시 내려왔다. 1983년도 인현동에 처음 화실을 열고, 결혼하고 제물포 화실, 주안 화실 등 인천에 뿌리내렸다. 지금은 관교동 화실에서 작업하고 있다”

“인천의 문화를 접하고 인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만나며 인천 사람들과 어우러졌다. 그래서 강화미술인회, 인천 남구미술인회 등과 교류하며 인천 미술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화에는 수천년 역사가 녹아있다. 서양화와 달리 종이나 비단, 붓, 먹 등 전통 재료, 전통 기법을 사용해 만물을 표현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한국화 작가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한국화를 버려야 한국화가 산다’ 이는 전통에 얽매이지 말고 한국화를 현대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한국화 기법을 모두 수련한 사람이라면, 전통의 사다리를 타고 잘 올라와서 버텼으면 좋겠다”

“인천은 근대문화의 발상지이다. 예술 문화 발전 가능성도 높다. 한편에서 인천을 예술의 불모지라고 표현할 때 속상하다. 인천시는 예술인 양성을 위해 힘써야한다”

“나는 이제 중견작가가 됐다. 앞으로 후배 작가를 양성하는 일이 남아있다. 나는 한국화를 그리며 평생 행복했다.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릴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한국화를 그리겠다”

시-공간(165x135cm)(사진제공 이의재 작가)
시-공간(165x135cm)(사진제공 이의재 작가)

한편, 인천 중구 송학동에 위치한 서담재 갤러리가 이의재 작가 초대전 ‘이뭣고’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지친 삶에 전하는 위로’가 주제다. 이의재 작가 작품 20점이 전시된다.

‘이뭣고’는 ‘이것은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가?’를 세 음절로 줄인 것으로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작업 철학과 작업의 본질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했다.

전시회는 4월 21일부터 5월 12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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