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툭하면 결항하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의 접근성을 강화화기 위해 직접 여객선을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섬 주민들과 군 장병, 관광객들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인천시가 직접 여객선 건조를 검토하는 것은 인천항 연안부두와 백령도를 오가는 대형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가 선령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체 선박 투입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인천~백령 항로는 기상 여건에 따라 툭하면 결항하고 있어 대형여객선이 필요하다. 그나마 있는 게 하모니플라워호였는데 선령 만료를 앞두고 잦은 고장으로 결항하기 일쑤였다.

하모니플라워호는 정비 45일 만인 지난 1일 오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승객과 승무원 230여명을 싣고 인천항을 출발했다. 하지만 출발 50분만에 엔진 이상으로 인천항으로 회항할 수밖에 없었다. 섬 주민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앞서 하모니플라워호는 지난 2월 15일 부산에서 정기검사를 받았다. 운항을 중단한 45일 만에 이날 처음 출항했는데 고장 났다. 백령도와 소·대청도 주민들이 정기검사를 제대로 한 건지 의심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하며 다음 배로 갈아타야 했다.

현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대청·소청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은 하모니플라워호(2071톤)와 코리아킹호(534톤), 옹진훼미리호(425톤) 등 모두 3척이다.

이중에서 하모니플라워호는 대형여객선이라 3m 정도의 파도에도 운항이 가능하다. 코리아킹호, 옹진훼미리호는 불가능해 툭하면 결항하고, 하모니플라워호는 정비로 결항한다. 결국 인천~백령 여객선은 지난해 82일을 결항했다. 이는 사나흘에 한 번씩 결항했다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하모니플라워호는 해운법이 정한 선령제한 기준에 따라 오는 2023년 5월까지만 운항할 수 있다. 대체 선박 투입이 시급한 것이다.

문제는 재정이다. 옹진군은 서해5도 지원특별법을 토대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매년 12억 원씩 120억 원을 선사에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선사는 초기 사업비 50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 옹진군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또한 법적으로 지자체가 여객선 건조 비용을 민간에 직접 지원하는 게 어렵다. 그러자 인천시가 나서기로 했다. 시는 접경지역 지원특별법을 활용해 민간이 아니라, 지자체가 직접 건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인천시는 4월 중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제3차 접경권 발전 신규사업 발굴회의'에서 서해5도 대형 여객선 건조사업 국비 지원을 최우선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해 최북단 주민들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시가 대형여객선 직접 건조를 추진하면서 여객선 준공영제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인천~백령 항로는 매년 여름철 관광객이 몰려 적자를 보는 항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동안 준공영제 지원을 받지 못했는데, 시가 직접 건조해 운영할 경우 직접 지원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섬사람들에게 여객선은 뭍사람들에게 광역철도, 도시철도,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이다. 인천시가 드디어 섬사람들에게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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