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23)

알코올 해독은 대부분 간에서 이루어진다. 음식과 함께 천천히 술을 마셔 알코올이 위가 아닌 소장에서 천천히 흡수되게 해 간의 해독 능력을 최대로 이용하고, 과음에 따른 간 손상을 최소로 해야 한다. 또한 음주에 따른 영양 장애 및 신체 변화를 최소로 해야 한다.

알코올은 체내지방을 축적시켜 비만을 유발하며 몸에 필요한 영양분인 당이나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고, 탈수를 조장한다. 따라서 안주로는 칼로리가 적은 저지방 음식이 좋고, 탈수를 막기 위해 음주 중이나 음주 후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한다.

급하게 마시지 않는다 = 주량에 맞게 천천히 술을 마시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음주 행태가 ‘원샷’이다. 혈중 알코올 농도를 급속도로 높여 뇌를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1시간에 21% 소주 1잔 정도에 해당한다. 체중 70kg의 건강한 남성이 하루 처리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21% 소주 2.5병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개는 1.5병을 한계치로 본다. 폭음은 가장 나쁜 음주 습관으로 알려져 있다.

가능하면 3일 이상 금주한다 = 숙취는 어제 마신 알코올의 분해 산물이 몸 안에 남아 있는 증상이다. 이 과정을 거치는 데 48~72시간이 걸린다. 어쩔 수 없이 과음한 경우에는 최소한 3일 이상 금주해 간이 회복될 시간을 주어야한다. 과음이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3회 이상 술을 마시지 않는 원칙을 지켜가는 것이 좋다.


술만 마시지 않는다 = 가장 쉬운 숙취 예방법은 식사와 함께 또는 음주 도중 간간이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다.

음식은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켜 알코올 혈중 농도를 서서히 높인다. 흡수가 느릴수록 뇌세포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의 양도 그만큼 줄어든다. 알코올의 관상동맥질환 예방 효과도 빈속에 술만 마시는 사람보다는 식사 시간에 술을 마시는 사람에서 더 뚜렷하다.

기름기 있는 음식과 같이 술을 마시면 덜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알코올 흡수를 늦추어 술에 늦게 취할 수는 있지만 결국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섭취한 알코올 총량임을 명심해야한다.

술에 늦게 취해 결국 술 마시는 총량이 증가해 건강을 해칠 수 있고, 기름기 많은 고칼로리 안주는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비만을 부를 수 있는 까닭이다. 가능하면 안주는 식이섬유가 많은 해조류, 콩, 두부 등이나 비타민이 많은 채소류,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어패류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 안주는 간이 알코올을 해독할 때 중요한 에너지원이 된다. 두부는 수분이 풍부하고,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알코올 흡수를 늦추고 대사를 도와 숙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안주이다.

폭탄주는 피한다 =
맥주에 양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는 특히 나쁘다. 콜라나 사이다, 탄산수에 양주를 섞어 마셔도 해롭다.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위장에서 빨리 흡수가 돼 혈중 알코올 농도를 빠르게 높이기 때문이다.

음주 도중 흡연은 NO! = 술을 마시면 인체, 특히 간의 산소요구량이 증가한다. 산소를 몸 전체의 세포장기로 운반하는 것은 적혈구의 혈색소인데 이 혈색소는 산소보다 일산화탄소와 결합하는 능력이 약 300배 높다. 따라서 높은 농도의 일산화탄소를 흡입하게 되는 음주 시 흡연은 인체의 산소결핍을 유발하기도 한다.

숙취 해소에 물, 과일주스, 꿀물을! = 과음을 한 다음 날은 갈증과 같은 탈수 증상을 흔히 느낀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체내 수분을 이용하고 이뇨작용으로 소변량이 늘어나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숙취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

수분은 탈수 증상을 막아 주고 알코올을 빠르게 처리해 준다. 수분 보충은 보리차나 생수를 마시는 것으로 충분하며, 술로 인해 떨어져 있는 혈당을 높이기 위해 당분이 들어 있는 꿀물, 과일주스도 좋다. 수분과 당분을 제공하는 해장국을 먹는 것은 좋으나 해장술은 금해야 한다. 1잔 정도의 커피는 좋으나 2잔 이상 마시면 역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숙취 해소 음료 = 시판 중인 여러 숙취 해소 음료는 모두 간접적으로 알코올 대사를 도와주는 구루메, 아스파라긴산, 바이오짐과 같은 성분을 첨가한 ‘영양제류’로 알코올의 흡수 억제보다 흡수된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를 빠르게 대사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알코올의 다양한 독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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